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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논단
농산물 대표가격의 합리적 결정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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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기고 | 2018년 7월 25일 |
김 성 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우리나라에서 농산물의 대표가격이라 함은 국내 최대 공영도매시장인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농산물별로 매일 경매를 통해 거래되는 가격의 순위를 정한 뒤, 상위 5%(특품가격) 다음의 6~30%를 단순 평균한 ‘상품’가격이다.
이렇게 결정된 대표가격은 생산자 손익은 물론 유통인의 마진,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구매하는 기준이 된다. 또 지방 도매시장에서의 거래가격 기준이 되며, 대형 유통업체들과 산지와의 계약가격 가늠자가 된다. 그리고 물가당국의 정책 기준이 된다. 따라서 농산물 대표가격인 ‘상품’가격은 신속하고 공정하며 정확하고 신뢰가 높아야 한다.
6월11일, 사과 10㎏ 상품가격은 3만2174원으로 전일 대비 91% 상승했다. 다음날인 12일에는 33% 하락했고, 13일에는 다시 43% 올랐다. 이즈음 배 15㎏ 상품가격도 전일 대비 19% 상승한 후 다음날 9% 하락, 다시 17% 상승, 또다시 21% 하락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전일 가격이 높으면 당일 물량증가로 가격이 내리고, 다음날 여지없이 다시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는 당일 들어오는 물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경매방식 때문인데, 경매는 과거 정보의 비대칭성이 클 때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가격을 공정하게 발견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가격 변동성이 큰 단점이 있다.
사과와 배처럼 1년에 한번 수확해 저장 후 연중 출하하는 품목은 수확 후 저장량이 결정된다. 성출하기인 명절을 제외하면 수요가 일정해 가격을 미리 예측할 수 있어 저장 출하기에는 당일 출하량의 많고 적음에 따라 가격 진폭이 크게 나타나는 경매방식보다 수요에 맞게 정가·수의매매 방식으로 대표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한 저장성이 낮은 채소류인 배추와 무도 고랭지 및 겨울 작형은 기상에 따라 생산이 불안정해 가격 등락폭이 크다. 때문에 정가·수의매매 방식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대표성을 더 잘 나타낼 수 있다. 반면, 마늘의 경우 깐마늘 출하비중이 높아 상장예외품목으로 분류돼 거래되고 있으나, 수확기인 6~8월에는 대부분 통마늘(피마늘)로 거래되고 수요와 공급이 가장 큰 시기여서 경매를 통해 대표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농산물 대표가격은 품목의 특성과 출하시기를 고려해 결정돼야 한다. 농산물 대표가격의 등락폭이 커질 경우, 그와 관련된 수요자(출하자, 유통인, 소비자, 정책 담당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저해되고 혼란만 가중돼 잘못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농산물 대표가격의 합리적 결정은 농산물 제값 받기의 시작이자 농업 종사자들의 합리적 경제 행위의 출발이다. 정부를 비롯해 도매시장 개설자와 종사자들의 깊이 있는 논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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