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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논단
세계 식량문제, 우리는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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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칼럼| 2010년 3월 8일 |
김 배 성 |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지난해 말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부문 영향 및 적응비용’이란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 인구성장, 소득증가 등의 요인들로 인해 향후 세계가 만성적인 식량부족과 농산물 가격폭등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뿐 만 아니라 최근 식량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시점에 차이는 있으나 21세기 내에 식량위기가 올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 같다.
사실 불과 2년 전 세계는 이미 국제곡물 가격급등에 따른 식량위기를 겪은 바 있다. 세계 곡물 및 식품가격이 전체 물가상승을 주도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상황을 경험하였고, 식량이 부족한 세계 곳곳에서 사회적인 불안 및 폭동이 야기되기도 했었다. 당시 국제곡물 가격의 급등은 국제유가의 상승에 따른 밀, 옥수수, 대두 등 곡물을 원재료로 하는 바이오연료(에탄올이나 디젤) 수요의 증대, 세계인구 증가 및 중국, 인도 등 중상층 확대에 따른 곡물 및 육류 수요 증대 등 수요 측 요인과, 공급 측 요인으로는 호주, 남미 등 곡물 생산국들의 가뭄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가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었다.
2008년 하반기 이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부터 촉발된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국제유가의 급락, 바이오연료 수요감소, 신흥개도국들의 곡물 수요감소 등 수요 측 요인으로 인해 국제곡물 가격이 다시 하락 안정되었으나, 최근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제곡물 가격이 다시 서서히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 식량문제의 핵심인 국제곡물 가격상승의 요인들과 그 요인들의 향후 변화 전망을 살펴보면, 먼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곡물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연료 수요는 향후 최소한 5∼10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곡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바이오연료 생산기술은 딱딱한 산림 목질계 원료를 사용하는 기술로 대체될 수 있는데 필자가 보기에 그 기술이 향후 5∼10년 이후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원유 대신 태양광, 지열, 목재 펠릿, 원자력, 풍력 등 다양한 대체에너지를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곡물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바이오연료의 수요는 그만큼 감소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식량문제를 야기한 여러 요인 중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 중의 하나가 중국, 인도 등을 포함한 개도국들의 지속적인 인구성장과 중상층 확대에 따른 곡물수요 증대 문제로 보인다. 중국과 인도는 인구 면에서 현재 세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UN의 전망에 따르면 중국인구는 2025년 14억4천100만 명까지 증가하다 다행히 이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반면, 인도인구는 2025년 13억9천500만 명에서 2050년 15억9천200만 명 수준까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나라는 막대한 인구와 자원을 앞세워 연평균 경제성장률 10% 내외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나라의 막대한 식용 및 사료용 곡물 수요증가는 세계 곡물수급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생산성이 높은 유전자변형작물(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이 대안으로 제안되고 있으나 식품 및 환경안전성 문제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유전자변형작물의 식품 및 환경안정성 문제란 유전자변형작물의 외형과 맛은 전통적인 작물과 동일하지만 그 유전자가 그간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것이어서 인체와 환경에 어떠한 악영향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것으로 그 안전성은 인류가 시간을 두고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식량부족 문제를 목전에 두고 안전성 논란만 지속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인류와 지구환경의 안전성 문제를 모른 체하고 식량문제만 해결하고자 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필자가 보기에 안전성 문제는 철저한 과학적인 검증과 더불어 사회적인 논의를 통한 합의를 바탕으로 한 조화로운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
식량문제의 유일한 공급부문 요인으로 지적되는 기후변화 문제는 그 요인이 태양의 활동과 음모론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인류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경제활동에 따라 가속화되고 있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대응과 더불어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품종개발, 재배적지 이동, 수자원 관리체계 강화 등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서 실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밀, 옥수수, 대두 등 국제곡물을 연간 1천400만t 내외 수입하고 있고, 식량자급률이 27% 수준에 지나지 않는 대표적인 곡물수입국이다. 세계 식량문제는 우리나라에 여과 없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식량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요인들에 대한 종합적이고 심층적인 검토가 필요하고, 식량문제에 대한 중장기 대응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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