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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논단
소비 패턴의 변화를 반영하는 정책 연구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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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2009년 1월 12일 |
농업계에 종사하는 모두가 한 번 쯤은 생각해 보았을 만한 질문 중의 하나는 바로 생산이 먼저인가? 소비가 먼저인가? 일 것이다. 먹고 싶은 것, 소비하고 싶은 것을 만드는 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임을 감안한다면, 인간은 소비를 위해 생산한다고 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판단일 것이다. 그러므로 농업경제학에서 다루는 많은 이슈들 가운데 보다 근본적인 질문과 성찰은 바로 앞의 명제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제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배우는 개념은 극대화이다. 소비자는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소비를 한다. 우리는 고기 혹은 해산물 뷔페 식당 앞에서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렇듯 극대화라는 개념은 일반 소비자들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극대화라는 개념 안에는 여러 제약 조건들이 내포되어 있다. 이러한 제약 조건을 만족하는 범위 내에서 목적 함수를 극대화해야 한다. 과거 수십년에 걸쳐 한국은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었고, 그에 따라 일반 국민들의 소득은 증가하고 소비 패턴도 서구화되었으며 식료품 일인당 소비량도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물론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많이 먹고 많이 대접하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고 있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목적함수가 무엇이고 그것을 제약하는 사항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두 가지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변하지는 않는지 세심하게 살펴보는 것이다. 풍족하지 않았던 부모세대에는 비만과 당뇨 등의 병들은 식품 소비에 있어 큰 제약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의 젊은 세대와 어린 세대들에게는 단순히 많이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안전하고 위생적인 식품을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소비 생활의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즉, 소비자들의 목적함수가 과거에는 식품 소비량 그 자체였다면 현재는 보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식품 소비량으로 바뀌었다. 또한, 과거에 제약 조건으로 인식되지 않았던 비만과 당뇨 등 성인병이 이제는 제약 조건이 되어 소비자들로 하여금 많이 먹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본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서 적정량을 섭취하도록 소비 패턴은 변화하고 있다.
이렇게 변화하는 소비 패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정책 혹은 연구결과물들은 시장에서 그 수요자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끝내 사장될 운명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정책이나 연구에 있어서든 소비 패턴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는 과정이 매우 필요하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현재 축산물 자조금 사업이 몇 년째 진행 중이다. 자조금 사업의 대부분은 소비자 광고를 위해 쓰여지고 있다. 자조금 사업의 목적은 소비자인 일반 국민을 상대로 국내산 축산물을 홍보하고 이로 인해 국내산 축산물의 수요를 진작시켜 국내 축산농가들의 경제적 후생을 고양하는 데 있다. 현재 TV와 같은 매스컴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광고는 국내산이라는 감성에 의존한 광고가 거의 대부분이다. 그러나 자조금 사업이 성공하고 그 기본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전략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언제까지나 국내산 소비자들에게 감성적 광고로 호소할 수만은 없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국내산과 수입산의 차별화에 보다 많은 연구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단순히 국내산이라는 이미지에 의존하기보다는 국민의 건강, 위생, 환경 등을 고려해 볼 때, 국내산 축산물이 수입산과 어떻게 차별화 되는지를 소비자들에게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바로 참다운 광고의 출발점이 아닐까 싶다.
한국농촌경제 연구원도 이러한 소비자들의 바람을 연구에 반영하여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신뢰 받는 우수한 선도 연구기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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