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트럼프 “中과 식용유 교역 단절 검토”...연일 무역 장벽 쌓으며 협상 벼르는 美·中
보도일자:
2025-10-15
2019년 미·중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 양국의 무역전쟁이 연일 치열해지는 가운데, 두 정상은 이달 말 정상회담에서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로이터]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식용유 등에서 중국과의 교역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부터 100% 추가 관세, 입항수수료 부과, 대두에 이르기까지 양국의 무역전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이는 이달 말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는 과정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의 대두를 사지 않고 우리 대두 농가들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경제적으로 적대적인 행위라고 믿는다”고 게시했다. 이어 “우리는 식용유를 우리 스스로 손쉽게 생산할 수 있으며, 중국으로부터 그것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하지 않는 이상, 미국 역시 중국의 식용유 수입을 중단하는 등 일부 품목의 교역을 단절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주로 캐나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식용유를 수입하고 있다. 지난 2023년부터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중국은 미국 식용유 수입 시장에서 점유율이 2% 미만이다. 반면 중국의 식용유 수출 상위 국가를 보면 미국이 5위다. 식용유 교역 단절을 가정하면 미국보다 중국의 타격이 큰 셈이다. 이는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은데 대한 엄포로 보인다. 대두 시장에서 큰 손이었던 중국은 지난해까지 수입물량의 절반 가량을 미국에서 해결했는데, 지난 4월 미국이 중국에 관세 55%를 부과하자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했다. 중국은 브라질 등 대체 시장으로 눈을 돌려, 지난달 대두 수입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성과를 거뒀다. 미국의 대두 농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중요한 핵심 지지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을 ‘적대적인 행위’라 비판한 것은 자신의 지지 기반인 농민층을 챙기는 모습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로스앤젤레스 항에서 중국 국영 기업 허베이항그룹 산하 헤데해운(Hede Shipping)의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는 모습. 미국과 중국은 이날부로 상대국 선박에 대해 입항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AFP] 한편으로는 이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회담을 3주 가량 남겨둔 시점에서 번갈아 협상 카드를 쌓아올리고 있다. 중국이 지난 9일 희토류 통제를 강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이제 시진핑 주석과 만날 이유가 없다”며 다음달 1일부터 중국에 관세 100%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 상무부가 “중국은 싸움을 원치 않지만 싸움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강경한 입장으로 대응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나는 우리가 중국과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시 주석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유화의 제스처를 보냈다. 정상회담도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이틀만인 14일 다시 식용유 등 교역 단절 검토라는 카드를 뽑아들며 압박 기조로 돌아섰다. 그 사이에 미국과 중국은 상대국의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대응 조치를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