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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물가 상승에 관한 몇 가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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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상효

서울경제 기고 | 2023년 5월 18일
김 상 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외식물가가 치솟는다는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2020년 12월부터 29개월 연속 물가가 올랐다고 한다. 인상된 가격이 자꾸만 눈에 띄니 일상 생활에서의 체감도도 높을 것이다. 높은 이자율 때문에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고물가와 고환율로 실질소득까지 감소해 이른바 ‘3고’에 시달리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반가울 리 없는 소식이다. 외식산업에 대한 심층 연구를 1년간 진행하면서 물가와 관련된 외식 업체의 경영에 대해 몇 가지 오해를 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첫째, 외식 업체가 가격을 올리는 것은 ‘좋은 상황에서 더 좋아지기 위한 경영전략’이라고 생각했다. 더 많은 이윤을 내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오해였다. 2021년도 연구에서 폐업한 외식 업체를 찾아가 심층 인터뷰를 했다. 폐업한 외식 업체 그룹 중에서는 단 5%만 2020년 이후 가격을 인상했지만 생존한 외식 업체 가운데는 29%나 가격을 올렸다. 폐업한 외식 업체의 73%는 가격을 인상하고 싶었지만 그들 중 대다수는(82%)는 매출이 줄어들까 봐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외식 업체의 가격 인상은 좋은 경영 상태에서 더 좋은 상태로 가기 위한 전략이라기보다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몸부림이다. 안타까운 점은 이 생존의 몸부림을 ‘생존을 위해’ 취하지 못한 외식 업체가 많았다는 것이다. 결국 그들은 폐업에 이르렀다.


두 번째는 외식업을 단순히 식재료를 가공하는 제조업종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사실 외식업은 상품 즉 음식과 함께 서비스를 동시에 공급한다. ‘외식업경영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전체 영업비용 중 인건비가 33.9%, 임차료·공공요금이 24.9%를 차지하는 등 서비스 비용의 비중이 높다. 즉 식재료 가격 인상 외에도 물가 상승에 따른 서비스 비용 부담 증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 모두가 외식업체 가격인상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구조다.


세 번째 오해는 우리나라 외식물가가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글로벌 가격지표를 측정해 비교 제시하는 눔베오는 미국 뉴욕시의 물가를 100으로 놓고 세계 여러 도시들의 상대적인 물가 수준을 산정한다. 540개 도시의 생활비용지수를 보면 서울은 78.9로 시카고(79.0)나 로스앤젤레스(78.7)와 유사하다. 반면 서울의 외식비용지수는 45.5로 뉴욕의 절반보다 낮다. 이는 세네갈 다카르(46.0)나 칠레 산티아고(45.2)와 유사한 수준이다.


물가 상승기에는 모든 국민이 일정 정도의 고통에 노출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외식물가 오름세는 전혀 반갑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 외식산업의 시장 구조를 볼 때 터무니없는 이득을 얻기 위해 가격을 올렸다고 보기 어렵다. 국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없는 외식물가에 대한 오해가 지속된다면 외식 업체의 고통이 계속될 수 있다. 외식산업은 우리 국민 식생활의 절반을 책임지는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자리 기여도도 매우 높다. 외식업이 물가 상승기에도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국민적 이해와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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