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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엔 사과·배 많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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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노호영

농민신문 기고 | 2024년 9월 11일
노 호 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예관측실장)


어느새 다음주면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다. 사석에서 만난 지인들은 필자가 농업관측센터에 있다는 이유로 특정 품목에 대해 물어보는데, 요즘은 역시 2024년산 사과·배에 대한 질문이 많다.


지난해 이맘때 수확해 올 상반기까지 소비됐던 사과·배 가격은 최근 5년 내 가장 높았다. 지난해 봄철 갑작스러운 저온으로 언피해를 크게 봤고 여름철 태풍 피해, 탄저병, 낙과 등으로 인해 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20∼30% 줄었기 때문이다. 사과·배가 수요 대비 모자랐던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기후위기를 실감했던 한해였다.


수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사과·배를 비롯한 올해 주요 과일 생산량은 어떠할까? 다행히 지난해와는 상황이 다르다. 8월 최장기 열대야를 기록하는 등 기후위기는 여전함에도 봄철 저온피해가 없었고, 추석을 앞두고 태풍도 현재까지 조용하다. 여러 병해충에 대한 산지의 방제 노력도 상당했다.


따라서 올해 사과·배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 것으로 전망되고, 평년(최근 5년 생산량 중 최대·최소치를 뺀 평균값)과 비교하더라도 사과는 평년과 비슷, 배는 평년보다도 11%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행히 올 추석은 사과·배를 선물하는 데도 부담이 적을 것이다. 사과·배 생산이 평년 이상이다보니 품질도 깐깐하게 살펴봐야 할 텐데 워낙 햇볕이 강해 햇볕데임(일소)을 걱정할 정도였지만 오히려 당도는 매우 좋을 것으로 관측된다.


감귤·포도·복숭아·단감 등 다른 과일도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크게 늘어 가격이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일 생산량이 평년을 회복하고 나니 오히려 앞으로 1년 동안의 균형가격 유지가 더 중요해졌다. 추석이 지나고 나면 과일 소비가 크게 줄거나 출하가 급격히 변함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커진다.


생산자나 유통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출하자는 적절한 시기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는 내년 수확기까지는 적극적인 소비를 하되,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가격이 유지되길 바랄 것이다.


지난해 높은 과일값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과일 생산기반 유지를 통한 안정적 공급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이다. 또한 국내 공급량의 단기 부족 현상이 찾아오면 ‘패닉바잉(공황구매)’보다는 대체 과일·과채류로 소비를 전환하거나 이른바 ‘못난이 과일’을 적극 소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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