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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녹차 수입은 증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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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경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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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일보 기고 | 2022년 6월 6일 
김 경 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일본의 농산물 품질은 맛뿐만 아니라 색깔, 모양, 향 등도 꽤 우수해 해외시장에서도 매우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본은 한국과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교역에 유리한 편인데, 지난 2월 1일에 발효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가입 국가 중의 하나이기도 해 교역이 늘어날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또 일본이 이미 가입·주도하고 있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한국이 가입할 경우 농산물 분야는 기존 FTA 협상 결과보다 높은 수준으로 개방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에서 일본산 농수산물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 녹차도 그 품목들 중 하나이다.


일본 녹차는 세계 시장에서 고품질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의 녹차 수출액은 2015~2020년 누적 기준으로 중국, 네덜란드,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 5위의 녹차 수출 국가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출량과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모두 5% 이하로, 40% 이상의 비중을 점하는 중국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일본 녹차는 세계 시장에서 높은 단가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많아 수출액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와함께 일본산 수출액 증가율이 수출량 증가율 보다 커 수출단가가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인다. 일본 녹차의 단가는 세계 평균 단가에 비해 품목별(3㎏ 이하 비발효 녹차, 기타 비발효 녹차, 차 조제품)로 3~5배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3㎏ 이하 비발효 녹차의 단가는 2015~2020년 평균 기준 t당 3만4581달러로 세계 평균 단가의 5.2배 수준이다.

한국의 녹차 수입에서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수입액 기준으로 10% 미만이다. 일본산 수입 비중은 2010년 40% 수준에서 2012년 이후 10% 미만으로 낮아졌다. 일본산 녹차 품목의 2020년 기준 수입량의 96% 이상을 차 조제품이 차지하며, 이는 3㎏ 이하 비발효 녹차와 기타 비발효 녹차는 시장접근물량(TRQ) 외에는 높은 관세를 적용받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세번 기준으로 두 개의 녹차 품목(3㎏ 이하 비발효 녹차와 기타 비발효 녹차)에 시장접근물량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녹차 두 품목의 TRQ는 7.8t이며, TRQ 물량 범위 내의 관세는 40%, TRQ 초과물량에 대해서는 513.6%의 고관세를 유지하고 있다. 녹차는 RCEP 협상에서 민감품목으로 분류돼 양허품목에서 제외됐으며, 기존 관세율(513.6%)을 유지하게 됐다. 저율관세 40%의 시장접근 물량 7.8t은 협상 이전 조건으로 계속 수입이 허용된다.

일본 녹차 원물 수입가능성이 낮지만 조제품 수입증가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일본 녹차가 한국 시장에 대량으로 수입이 된다해도 한국 녹차 제품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일본 녹차 수입이 급증할 가능성이 적은 요인으로는 첫째 일본이 한국으로 녹차를 수출한 실적은 아주 적고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의 녹차 수출 시장에서 대 한국 수출량·수출액 비중은 2020년 기준 각각 0.3%, 0.03%로 미미한 편이다. 둘째 2007년 이후 일본의 녹차 수출전략이 유효해 여타 국가들로 수출이 증가하고 대 한국 수출 비중은 축소됐으며, 일본 정부가 구상하는 수출전략의 목표시장에서도 한국이 제외됐다. 셋째 일본 차 생산성이 높기는 하지만 시장접근물량 이외의 잎, 분말 녹차에 적용되는 관세가 매우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 녹차 수입이 증가할 수 있는 요인은 첫째 일본 녹차의 우회적 수출, 즉 제3국을 통해 수출하거나 말차라테 등 차 조제품 속에 녹차가 혼입돼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둘째 녹차 음료 시장의 성장과 소비자 기호의 다양화로 인해 녹차 조제품 수요가 증가할 경우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녹차 원물 외에 차 조제품 수입 동향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RCEP, CPTPP 등 시장개방 확대에 따라 일본 녹차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할당 물량을 초과하는 수입물량에 대해서 관세율을 높게 매기고 있기 때문에 수입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오히려 녹차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정체된 수요를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이 더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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