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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나눔터 3.4월호-농정시선] 농산물 유통, 디지털화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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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유통, 디지털화가 핵심

김성우 연구위원, KREI


정부는 2020년 7월 14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등의 3가지 축이 중심인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였다. 디지털뉴딜에 축산물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조성, 농촌용수관리 자동화, 공공급식 통합 플랫폼 구축, 농산물 온라인 거래 활성화, 농식품 글로벌 비대면 마케팅 지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 농산물 온라인 유통확대를 통해 기존의 도매시장 의존도를 완화시키고 농산물 전국통합거래시스템을 구축·운영하여 농식품 도매유통 방식을 온라인으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또한 온라인 유통 플랫폼 진입장벽 완화를 위해 생산자의 온라인거래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사업도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코로나19는 현대 인류에 치명적인 감염병으로 확산되어 2월 말 현재 전 세계 국가에서 1억 1천만 명이상이 감염되고 250만 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내고 있는 팬데믹으로 다가왔다. 팬데믹 현상이 지속되면서 코로나 이전(BC; Before crona)과 다른 현상들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직장 생활의 활동 변화로 재택근무 확대와 일상화(Routinization)”, “온라인 비대면 거래 급속 확대”, “카드결제에서 모바일 결제로 이동”, “외국인노동자 고용 감소와 내국인 고용 경향 확대”, “정보사회, 디지털경제사회 조기 도래로 거래정보 투명성, 공개성 확대”, “글로벌 기업모델, 산업모델의 퇴조와 국내 중심 특화 모델 개발 확산”, “자국 중심 안보 중시 분위기 확산: 식량안보, 식품안보, 글로벌 소싱(global sourcing) 의존도 감소와 국내 자급 확대”, “시장 자율성의 위축과 국가개입(정부개입) 산업 통제”, “복지제도 중시, 건강지상주의 확산: 위생, 안전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집착과 강조” 등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농식품 소비 여건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농업관측본부에서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실시한 소비자 조사 결과, 소비자의 61.3%는 3월 대비 12월에 음식점 방문을 줄인 반면, 가정 조리는 61.9% 늘렸다. 소비자의 83.0%는 대형마트, 슈퍼마켓, 전통시장 등 식재료 구입을 위한 매장 방문을 3월보다 12월에 비슷하거나 줄였고, 배달 음식은 69.9%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5년간 소매업태별 판매액 추이를 보더라도 온라인 거래인 무점포 판매액이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에도 온라인을 통한 농식품 구매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 소비 여건 변화에 따라 오프라인 중심의 농산물 유통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형유통업체 및 유통기업들의 오프라인 소매 매출액이 코로나로 인해 크게 감소하여 몸집을 줄이면서 기존의 농산물 유통경로 비중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대형유통업체 중심으로 거래했던 기존의 생산자조직의 판로처 비중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농산물 유통의 전통적인 경로는 산지유통인, 도매시장, 대형유통업체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었으며, 생산자(개인, 조직, 농협 등)가 산지유통인과 포전거래하거나, 도매시장 출하 및 대형유통업체와의 계약재배를 통한 유통경로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포스트코로나 시대에서는 온라인 거래는 증가, 공영도매시장 거래는 정체 내지 증가, 대형유통업체는 감소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농산물 판매조직(유통벤더)의 역할이 기존 대형유통업체 중심에서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공급 비중이 늘어나는 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형유통업체나 백화점에서의 농식품 구매비중은 감소하고, 주택가에 소재하고 있는 지역 슈퍼, 전문 소매점의 매출액 증가와 온라인을 통한 구매비중이 증가하면서 유통벤더의 비중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농산물 유통의 디지털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우선, 농산물거래의 온라인화를 주도할 온라인거래소 플랫폼을 구축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온라인거래소의 관리 운영 및 분쟁 해결, 제도적 뒷받침을 위한 거버넌스 조직 설치·운영이 필요하다. 오프라인에서도 중요하지만 온라인거래 촉진과 유통부문의 데이터 경제시스템 구축을 위해 거래되는 농산물의 표준코드 체계를 재정비하여 기본 코드에 대해 의무적으로 기록하여 공유할 수 있는 체계(개방형 데이터 공유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전국에 지원하여 설치·운영되고 있는 산지유통 핵심시설인 청과물유통시설(APC)과 미곡종합처리장(RPC)에 선별포장 기계화, 1차가공시설, 정보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집중 지원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전국의 공영도매시장이 오프라인과 온라인 겸용 거래 및 물류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정비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하여 집중적으로 물류 첨단화와 정보화를 이루어야 하며, 여전히 낙후되어 있는 농산물 운송차량의 저온차량화 지원, 운반기기 첨단화, 고도화 지원 및 정보의 데이터화를 위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농산물 유통은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자가 소비할 때까지 일련의 과정으로, 농산물의 제 값을 받게 할 수도 터무니없이 낮게 할 수도 있고, 그 가치를 그 이상으로 높일 수도 있다. 농산물유통의 중심이 디지털화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농경나눔터 3.4월호-농정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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