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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의 위기 대응 능력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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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용렬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 2024년 4월 23일
김 용 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농업과 농촌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기반 요소로서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기후 위기와 대내외 정세 불안정과 같은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이 농업과 농촌을 둘러싸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업과 농촌을 위기로부터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위기 대응 능력 배양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구 기후 변화로 인해 기상 이변이 점점 더 빈번하고 강렬해지고 있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여러 가지 원인과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기후 위기는 현실이 되고 있고, 특히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은 기후 변화로 인한 다양한 재해에 직면하고 있다. 봄철 냉해로 시작해서, 가뭄과 폭염, 폭우, 태풍, 가축 질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지고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기후 위기와 농업·농촌의 대응’이라는 시리즈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봄철 서리는 과수 수확량 감소에 주원인으로 작용하여, 과수 가격 상승을 주도하였다고 한다. 폭염의 경우도 일수가 증가하고, 평균 최고기온도 상승하여 농업 분야에서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렇듯 기후 이변은 농작물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인명 피해도 일으킬 수 있기에 위험관리 차원에서 더욱 세심한 대비가 필요하다.


대내외 정세 불안정성 증가 또한 예상치 못한 커다란 위기 요인이다. 농업·농촌은 대내외 위기로부터도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국제적인 분쟁과 무역 갈등으로 인해 농산물 시장의 불안정성이 증대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이스라엘-이란 사태, 중국-미국 패권경쟁 등의 국제 분쟁은 농산물 가격 변동성을 증가시켜 글로벌 농산물 공급망의 교란, 유가 상승, 이에 따른 국내 농업 투입재 가격 상승, 경영비 증가, 농가소득 불안정성 확대 등의 악순환 고리가 생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농업과 농촌을 위기로부터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다. 위기관리의 기본은 정확한 진단과 평가, 효과적인 계획과 실행, 평가 및 개선의 단계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첫 단계인 ‘정확한 진단과 평가’를 위해서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위험 요소를 평가하여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농업 및 농촌의 특성과 환경을 고려한 체계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두 번째 단계인 ‘효과적인 계획과 실행’에서는 위기관리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자원을 준비한 뒤, 계획을 실행하여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실행이 필수적이다. 세 번째 단계인 ‘평가 및 개선’에서는 대응책이 실행된 후에는 그 효과를 평가하고 개선점을 도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적인 접근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도 매년 ‘글로벌 위기 보고서(Global Risks Report)’를 발간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급속한 기술 변화, 경제적 불확실성, 지구 온난화 및 분쟁을 배경으로 향후 10년 동안 직면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위험 중 일부를 탐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많은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도 농업·농촌을 둘러싼 국내외 각종 위기와 관련하여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그리고 주기적으로 연구하고 보고서를 발간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농업·농촌이 당면할 위기들에 기민하고, 세밀하게 대처하여야 한다.


위기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효율적인 해법을 위해서는 가장 합리적이고, 가장 과학적인 방법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 지속적인 기후 위기뿐만 아니라 대내외 불확실성을 진단할 수 있는 연구를 통해 정확한 위기 평가 및 대응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과학적인 해법들을 개발하여야 한다. 이러한 기초가 있어야 정책이 합리적으로 시행될 수 있다. 농업·농촌의 위기관리를 위한 종합적인 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시도뿐만 아니라 과감한 투자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목표는 농업인과 농촌주민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농업과 농촌은 지속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지만, 적극적이고 현명한 대응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기후 위기와 대내외의 정치적, 경제적 불안정성에 대한 대응은 농업 및 농촌의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 농업인과 농촌주민, 학계, 산업계, 관련 기관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위기 대응에 필요한 정보 공유 및 자원 조달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농업과 농촌을 위기로부터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차분하고 현실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위기 속에서도 농업과 농촌의 발전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함께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과 농촌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중대한 소명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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