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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비정상의 정상화를 대하는 슬기로운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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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기환

농수축산신문 기고 | 2020년 5월 22일
박 기 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산업혁신연구부장)



지난 겨울철은 고온 현상으로 농작물의 생장이 비교적 원만했고, 병충해만 없다면 품목에 따라 혹여 과잉 생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가들은 여느 때처럼 정성을 다해 자식 같은 농작물을 길러내고 있었고,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귀하디귀한 소출을 각자의 길로 떠나보낼 준비를 정상적으로 하고 있었다. 적어도 코로나19라는 복명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졸업과 개학은 물론, 각종 행사가 취소되는 바람에 때 맞춰 출하를 준비하던 화훼농가는 판매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고, 급식 부재료를 준비하던 친환경 농가들도 혼돈의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


회식과 외식이 줄면서 소상공인 중심의 외식업계는 흔들렸으며, 여기에 납품하던 농가들은 판매에 애로를 겪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해야 했다.


신선농산물을 수출하려 해도 닫혀있는 하늘 길로 인해 이 또한 여의치 않았다. 이처럼 코로나 19라는 질병은 그동안 정상이라 여겼던 일상의 패턴을 비정상적으로 만들기에 충분했고 그 여파는 크고 아팠다.


그렇지만 비정상적인 상황 속에서도 우리들은 누구보다 슬기롭게 난국을 헤쳐가려 노력했다. 판매 부진을 겪는 화훼농가들을 돕기 위해 정부가 나서 꽃을 구매했고 각 기관별로 나눔 행사가 이어졌다.


어느 지자체의 깜짝 홍보는 쌓여 있던 감자가 연일 완판되는 결과를 낳았으며,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판매도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대인 접촉을 피하고자 외식은 줄었지만, 대신 가정식사와 온라인을 통한 농식품 구매는 늘어(농촌진흥청 조사결과(2020.4.21.)) 극단적인 소비절벽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내내 증가만 하던 김치 수입량은 모처럼 감소한 반면(2020년 1~3월 누적 김치 수입량 전년 동기대비 13% 감소), 국산 시판김치 판매는 증가했다고 한다.


역설적이게도 영웅은 난세에 나온다고 했던가. 이제껏 우리가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했던 각계각층의 유기적 협력이라는 영웅은 팬데믹(감염병 세계 유행)이라는 암초를 만난 시기에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지 확인시켜 주었고, IT 강국의 힘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제 치열했던 전투를 뒤로하고 각자 생활 속 방역이라는 명제를 안고 정상화를 준비하려 한다.


그러나 농식품부문 비정상의 정상화는 또 다른 형태로 다가와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농가, 소비자의 협력과 강력한 홍보는 농식품 판매를 보장하는 중요한 수단임을 고립된 수 개월간 여러 사례를 통해 충분히 터득햇기에 공조와 홍보의 상시화야말로 정상화의 새로운 형태가 돼야 한다.


농식품 온라인 유통은 이번 계기를 통해 상당수 구매자들을 유인하는 결과를 낳아 향후 온라인 판매경로가 정상화의 주요한 형태로 급격히 부상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모범이 된 한국의 방역체계와 성숙한 시민의식은 매력적인 가치가 되어 수출 정상화를 위한 제2의 한류 형태로 활용될 수 있다. 외국산의 시장잠식이 정상시되었던 비정상은 이번을 계기로 자리를 되찾는 정상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코로나 19는 그동안 우리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형태의 경험이었기에 많은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러나 작금의 어려움을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내는 노력이 없다면, 값비싼 대가만 지불하게 될지 모른다. 어두운 긴 터널을 지나 정상화로 접어드는 이즈음, 우리 모두 슬기로운 대처와 자세를 견지하여 과거보다 더 나은 정상화의 길을 힘차게 내딛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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