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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쌀값 지지정책의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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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종인

농민신문 기고 | 2019년 8월 5일 
김 종 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사료용 재배 인센티브효과 ‘반짝’ 주식용 자율화, 공급과잉 위험 높여

 

쌀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큰 관심을 받는 농산물이다. 일본 내 쌀의 중요도가 과거보다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전체 농가의 절반 가까이가 벼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쌀산업과 관련해 2018년은 매우 특별한 해였다. 바로 쌀 과잉공급 해소를 위해 반세기 가깝게 지속됐던 정부 주도의 벼 재배면적 감축정책이 2018년부터 민간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8년부터는 벼 재배농가의 경영자율성이 확대됐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벼 재배면적이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벼 재배면적(주식용 쌀 기준)은 과거 10년간 연평균 2% 내외의 감소추세를 보였지만, 2018년에는 오히려 1.2% 늘었다. 단수가 전년 수준에 그쳐 쌀 공급과잉이 큰 문제로 대두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내에서는 벼 재배면적 감축정책의 변화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앞으로 일본의 벼 재배면적이 어떤 추세를 보일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를 가늠해보기 위해서는 2018년 벼 재배면적이 늘어난 이유와 면적증가가 소폭에 그친 이유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2018년부터는 정부 주도의 벼 감축정책이 폐지됐으므로 농가가 면적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2014년 이후 사료용 벼 우대정책 등으로 쌀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벼 재배에 대한 인센티브가 강했다. 반면 사료용 벼를 재배할 경우 10a(300평)당 최대 11만7000엔을 지급받을 수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금을 합산한 것으로, 우리 돈으로는 120만원을 약간 웃도는 금액이다. 사료용 벼 재배에 대한 인센티브 또한 매우 강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사료용 벼 진흥정책이 2014년부터 본격화됐는데, 2013년 2만㏊ 수준이었던 사료용 벼 재배면적이 2017년에는 9만㏊ 수준으로 크게 확대됐다.


정리하자면 벼농가는 2018년부터 주식용 벼를 자유롭게 재배할 수 있게 됐지만, 정부가 사료용 벼 재배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 주식용 벼 재배면적 확대가 최소화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재상황을 두고 일본 내부에서도 지속가능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본래 일본 정부가 쌀 정책개편을 통해 의도했던 것은 경쟁력 있는 벼농가들의 규모확대와 이를 통한 생산비 절감으로 쌀산업의 대외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벼 재배가 급증해 쌀값이 급락하는 것을 막으려고 사료용 벼를 우대하는 정책을 도입했으며, 이를 통해 주식용 쌀값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정책조합을 시도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사료용 벼 재배면적이 단기간에 늘어나는 성과를 나타냈지만, 주식용 쌀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함에 따라 주식용 벼 재배면적도 증가해 쌀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오히려 더욱 커졌다.


올 5월에 실시된 벼 재배의향 조사에서도 주식용 쌀 면적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조사돼 일본 정부가 고민에 빠져 있다. 평년 대비 높은 쌀값 등으로 올해 우리나라의 벼 재배의향도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쌀 생산을 줄이지 않고서는 가격하락을 막을 방법이 딱히 없는 게 현실이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정부의 쌀값 지지정책이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벼 재배면적이 필요한 만큼 줄지 않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쌀농가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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