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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산업의 성장, 우리 농업의 기회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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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주재창
농민신문 기고 | 2018년 8월 31일
주 재 창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위촉부연구위원)


핵가족이 늘어나면서 한국사회의 식생활 변화가 또렷해지고 있다. 외식산업의 성장도 그 가운데 하나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펴낸 ‘2017년도 식품산업 주요 통계’에 따르면 외식산업의 연간 규모는 100조원을 넘어섰다. 더욱이 전문가들은 외식산업이 앞으로도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우리 농업은 이같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사실 지금의 상황은 만만치 않다. 외식업체 입장에서 중요한 일은 원하는 식재료를 적정가격에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것이다. 그런데 국산 청과물은 산지의 조직화·규모화가 덜 돼 계약거래를 시도하기가 어렵다. 수요를 뒷받침할 만큼의 공급시스템을 갖춘 산지가 드물어서다.


도매시장을 통해 식재료를 조달하는 방법도 걸림돌이 많다. 경매 위주인 한국의 도매시장 시스템은 수급상황에 따라 가격의 불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도매시장을 통한 외식업체들의 식재료 조달도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일본의 사례를 한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한국과 농산물 유통환경이 엇비슷한 나라이면서도 산지·도매시장에서 외식산업의 성장에 대응하는 방식이 남달라서다.


우선 일본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산지의 조직화·규모화가 잘 이뤄져 있다. 덕분에 일본의 외식업체들은 여러 산지와 안정적인 계약거래를 유지하기 쉽다. 도매시장도 마찬가지다. 상대거래(정가·수의매매)가 활성화돼 가격의 불안정성이 낮다. 산지 역시 외식업체라는 고정적인 판로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산지와 외식업체가 생산단계부터 손을 맞잡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일본은 2000년 이후 법 개정으로 기업의 농업 참여 규제가 완화됐는데, 이를 계기 삼아 대형 외식업체가 산지와 함께 농장 운영에 나선 것이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외식업체인 M사는 생산자단체 혹은 일본농협(JA)과 공동출자로 농장을 17곳이나 운영하고 있다. 자본을 가진 외식업체는 시설투자로 생산기반을 마련해주고, 생산자단체와 JA는 외식업체가 요구하는 품질 수준에 맞는 물량을 생산·공급하는 형태다. M사는 이런 방식으로 전국의 점포에서 쓰는 양상추와 토마토를 모두 조달한다. 안정적인 공급과 부가가치 창출로 외식산업 발전과 농가소득 증대에 이바지하는 체계란 평가를 받는 이유다.


물론 일본 사례를 무조건 따라갈 수는 없다. 다만 날로 커지는 외식산업과 경쟁력을 갖춘 산지가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는지 본보기로 삼자는 것이다. 외식업체나 생산자단체가 서로 책임감을 느끼고 국산 농산물의 이용확대를 모색한다면 외식산업 성장이 우리 농업에도 기회의 장을 마련해주리라 믿는다. 농업계도 머리를 맞대고 대응방안을 모색해볼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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