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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6차산업화 주인공은 "여성농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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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은미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 2015년 9월 18일
정 은 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농업·농촌 창조경제의 대표 사례로 농업의 6차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농업의 6차 산업은 농촌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자원으로 농식품 제조가공(2차 산업) 및 유통·판매, 문화·체험·관광 서비스(3차 산업)등을 연계함으로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농업의 6차 산업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사실 오래 전부터 농가의 여성들이 주로 해오던 일이다.
 

예로부터 농가의 여성은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식품을 만들어 이웃·친지와 나누었고, 농가를 방문하는 손님에게 지역 고유의 맛인 음식을 통해 지역문화를 지켜온 장본인이다. 농가에서 저장식품을 만들어 나누고 손님맞이로 이루어지던 일이 시장경제로 편입되면서, 농업의 범위는 농산물 생산(1차 산업)에서 2~3차 산업으로 확대되었고 여성농업인도 과거 농업생산 보조자에서 농업의 2·3차 산업의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한편, 1990년대 이후 농업 경쟁력 향상 정책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농업경영체는 규모 확대를 통한 생산 증가보다 활용가능한 농업자원의 범위 내에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정부도 1990년 ‘농촌여성일감갖기사업’을 시작으로 ‘농가 소규모 식품가공산업 활성화 지원’ 등을 지원하고, 2001년 ‘여성농업인육성법’을 제정하여 여성농업인이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농업의 6차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농업인 CEO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닌다. 첫째, 부부 또는 부부와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경영이 주를 이룬다. 여성농업인은 가족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가족 구성원의 능력을 사업에 응용하고, 경영의 의사결정은 가족의 동의와 협의로 이루어진다. 여성농업인 자신의 특기나 장점을 사업화하고 특별한 재능을 살려 농촌형 교육 프로그램에 활용하거나 SNS에 성실한 답변으로 소비자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소비자의 농장 체험을 계기로 교육농장 사업의 기회를 포착하기도 한다.
 

둘째, 여성농업인 스스로 다양한 교육훈련과 정보 교류를 통해 창업 계기를 발견하고 자발적 의지로 창업에 이른다. 여성농업인은 창업 전에 체계적인 준비에 오랜 기간을 투자하는 반면 외부 지원은 최소화하는 등 독립성이 강하다. 창업 전부터 사업계획을 면밀히 검토하며 자신의 능력에 맞는 규모로 창업하고, 창업 전에 생산, 가공, 마케팅, 온라인 교육 등 창업에 필요한 필수 교육과 선배 사업체 견학에 참가하여 자신의 노하우를 체계화하는 데 오랜 시간을 투자한다. 창업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교육과 견학에 참여하여 자신의 경영체를 평가한다.
 

셋째, 여성농업인은 소비자와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한다. 소비자와 만나는 직거래 장터나 사이버 블로그 등 SNS에 적극 참여하고 나아가 스토리텔링으로 상품의 신뢰성을 제고한다. 여성농업인의 사업은 농산물 가공과 판매, 체험 등 특화된 상품이다. 그러므로 기업과 마찬가지로 여성농업인도 상품 개발·기획, 품질 개선 등을 고민하며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각종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여성농업인단체의 활동이나 각종 농업 교육을 통해 사업 아이템을 얻거나 사업 지식을 습득한다.
 

넷째, 여성농업인의 경영체는 대부분 자녀들을 후계 경영인으로 확보하고 있다. 경영체의 규모는 작지만 자녀들이 경영에 직접 관여하거나 SNS 등 온라인 홍보활동, 디자인 개선에 참여하하며 경영 다각화를 이루고 있다. 여성농업인의 경영체가 작지만 내실 있게 수익성을 얻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농업·농촌의 환경이 나날이 변모하고 고령화되는 농촌사회에서, ‘생명 보살핌’의 속성을 발휘하며 농업의 6차 산업을 실현하는 여성농업인은 농업·농촌이 직면한 과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가는 이 시대의 진정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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