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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가치 창조를 통한 농업의 미래 성장산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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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태곤
미래정책포커스(경제인문사회연구회)| 2015년 봄호
김 태 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한국 농업은 글로벌화와 고령화라는 내외압에 의해 일자리 축소와 소득 하락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도농간, 농가계층간 소득격차가 확대되고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반면에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 도시농업의 열기와 연동한 귀농인구 증가, 농촌관광이나 직거래 확산, 농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국민의 이해증진과 같은 강력한 흐름이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니즈 변화와 연계한 새로운 농업비즈니스도 등장하고 있다. 

양극화가 심화되는 그늘 속에서도 농업의 성장산업화를 전망하는 빛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배경에는 도시 과밀과 성장 한계 등의 반작용에서 비롯한 환경이나 경관, 식품 안전성, 여가 등을 중시하는 가치관의 변화가 있다. 

공유가치 창조라는 관점에서 농업의 성장산업화에 관한 가능성을 살펴보고,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농업의 성장산업화는 농업문제 해결, 지역경제 회생, 그리고 도시문제 해소라는 의의를 가진다.

새로운 가치창출과 농업의 성장산업화

인간에게 일자리는 자기실현이면서 사회 참여의 출발점이다. 일자리는 농업생산의 계절성을 극복하여 연중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가공이나 판매부문은 농업노동의 계절성을 회피하는 동시에 고령자나 여성에게 적합한 일자리이기도 하다.  

일자리는 청장년, 사회적 약자, 신규 취농자, 귀농자 등에게 체력·능력·희망에 따라 적절하게 제공될 필요가 있다. 농업이 생산중심에서 식품 가공이나 판매부문이 도입되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 진다. 

최근 소비자는 지구온난화나 식품 안전성 등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친환경 생산이나 생물다양성을 고려한 생산이 소비자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발생을 억제하는 생산방식이 요구된다. 

생산과정에서 친환경 농법 등을 도입함으로써 부가가치를 향상할 수 있고, 직거래를 확대하거나 직판장 등을 활용한 판매방식(직판)을 통하여 높은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로컬푸드가 지역에서 부가가치를 향상하고, 순환경제를 구축하여 일자리와 가치를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농업은 생산의 개념에서 식품소비패턴의 변화와 사회적 니즈에 대응한 가공품 개발과 외식업과의 연계 등이 요구된다. 다양한 관계 속에서 부가가치를 향상하고, 관광이나 교류 등과 연계하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활로를 찾을 수 있다.  

생산자가 가공이나 판매부문을 통합하는 통합형 비즈니스와 지역단위에서 농업, 식품가공업, 소매업·외식업 등이 연대하는 연대형 비즈니스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것이 지역경제 회생의 전략이다.

산업이 성장한다는 것은 기업의 성과가 향상된 결과이며, 일자리 확대와 소득 향상으로 표시된다. 이로 인해 지역에서 소비가 촉진되면 투자가 증대되어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진다. 

농업 성장이 지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고령자나 여성 등 지역 내의 풍부한 인적 자원, 다양한 물적 자원 등을 활용하는 비즈니스로 설계되어야 한다. 지역을 축으로 한 비즈니스가 새로운 제품 판로나 시장을 개척하고, 지역 소비를 촉진하는 순환형 시스템으로서 지속성을 유지한다. 

지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첫째 지역에 부존하는 고유자원 발굴, 둘째 사회적 니즈에 대응한 다양한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 셋째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가치사슬 구축, 넷째 지역사회와 연계한 비즈니스 추진 등이 요구된다.

사회적 니즈 대응과 가치사슬 구축

농업이 성장산업화하는 체질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역 자원(seeds)과 사회적 니즈(needs)를 연계하여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스토리를 만들어서 지역가치를 높여나가는 것이 기본이다. 

지역자원이란 농산물, 햇빛·물·바람 등의 자연자원, 경관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최근 관심을 끄는 세계농업유산이라는 면에서 보면 전통농법이나 생물다양성 농법도 귀중한 지역자원이다. 정책사업으로 설치된 공동시설, 전통문화, 기술, 신뢰 등도 비즈니스 소재로서 활용할 수 있다.

지역자원을 파악한 다음에 공급할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이 뒤따른다. 사회 조류와 관련하여 사회가 요구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판로에 유리하다. 

소비자는 농식품에 대해 맛·안전성·기능성을 요구한다. 또한 농촌생활의 불편을 해소하는 서비스나 고령화에 따른 사회복지 서비스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 이 점은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가 강조하는 공유가치 창조(Creating Shared Value, CSV)와 맥을 같이 한다. 구체적인 활동은 환경을 배려한 생산과 제조, 농업자원 관리, 고령자나 여성 고용,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등이다.

기업은 다양한 가치사슬 활동을 통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하나의 가치활동은 다음 공정의 투입물이 되어 가치를 증식한다. 기업 활동을 개별적인 가치활동으로 분해하여, 각각의 활동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 

농업비즈니스는 생산·가공·직판 등의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단계별 가치활동은 ① 생산기반·시설정비·자재조달, ② 작물·가축 생산, ③ 농식품 가공, ④ 판매·마케팅·물류, ⑤ 서비스 등 5단계로 설정할 수 있다. <그림 1>

 

<그림 1  농업비즈니스의 가치사슬>


농업비즈니스는 생산에서 직판까지 사업영역이 광범위하다. 때문에 개별경영보다는 다수의 농가와 비농가 등이 참여하는 조직경영이 유리하다. 영농조합법인이나 농업회사법인, 협동조합, 마을단위 영농조합(마을영농) 등이 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다. 특히 마을영농은 지역을 단위로 한 리더·기계작업자·단순노동 등 분업을 통하여 성과를 향상할 수 있다. <그림 2>

시군단위에서 중소 식품제조업, 소매업·외식업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농공상 연대형은 기업이 가진 제품개발 능력이나 판매의 유리성을 살려서 지역에서 시장개척이나 부를 창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림 2  마을단위 영농조합의 개념도>

농업의 성장산업화로 복지사회 실현

농업의 성장산업화는 일자리 축소, 소득 감소, 복지서비스 부족 등과 같은 복합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전략이다. 지역에서 다양한 제품이 제공되고, 사회가 요구하는 생활편의와 사회복지 서비스가 확충되면 일자리와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복지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 

농가조직을 비롯하여, 지역주민, 기업 등이 참여하여 수익성과 공익성을 함께 추구할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전선이 지나치게 넓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경영관리를 비롯하여 시설운전, 단순작업 등 조직에 의한 역할 분담이 요구된다. 

농업의 성장산업화는 농업문제 해결이라는 영역을 넘어서 농촌복지 향상, 지역경제 회생, 나아가 혼잡이나 오염, 스트레스 등과 같은 도시문제 해결이라는 다원적 의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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