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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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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대응을 위한 국내외 수급 현황 모니터링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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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지성태
KREI 논단 | 2014년 12월 4일
지 성 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지난 11월 중국, 뉴질랜드와 FTA를 체결함으로써 주요 교역국(지역)과의 FTA 체결이 일단락되는 분위기이다. 특히, 농업분야에서는 미국, 중국, ASEAN, EU,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10대 농축산물 수입 대상국(지역)에 포함되는 대부분의 국가와 FTA를 체결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제는 FTA 이행에 따른 농업분야 피해를 최소화하고 FTA를 활용한 농축산물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우리 농업의 경쟁력 제고와 외연 확대 방안을 모색할 때이다. 이를 위해서 수출입 동향은 물론 국내외 농축산물 수급 현황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선행되어야 한다.

농축산물 수출입은 FTA 효과와 더불어 국내외 수급 상황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FTA 이행에 따른 수입 동향을 살펴보면, 관세 인하 효과 외에도 국내외 수급 변화가 농축산물 수입 증감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관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수출국의 생산 감소로 수입이 감소하였다. 한․미 FTA 발효 이후 관세가 단계적으로 감축되는 미국산 신선 오렌지는 주산지인 캘리포니아 지역의 냉해 피해로 수확량이 감소하여 금년 1~10월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37.3% 감소하였다. 칠레산 키위도 작황 부진으로 같은 기간 수입단가가 30.8% 상승하였고 수입량은 52.6% 감소하였다.

둘째, 추가적인 관세 인하 효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출국의 생산 증가에 따른 수입단가 하락으로 수입이 증가하였다. 미국산 체리 수입량은 올해 워싱턴산의 작황 호조로 수입단가가 약 4% 하락하여 1~10월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46.4% 증가하였다. 2012년 한․미 FTA 발효 즉시 24%의 기본관세율이 완전 철폐되어 추가적인 관세 인하는 없었다.

셋째, 관세 감축 이전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가 확대됨에 따라 수입이 증가하였다. 필리핀산 망고는 1~10월 평균 수입단가가 8.9%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의 선호도 상승 및 주스, 아이스크림 등 망고의 소비패턴 다양화로 수입량이 82.9% 증가하였다. 현재 필리핀산 망고에 적용되고 있는 30%의 기본관세율은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감축될 예정이다.

넷째, 대체소비 효과로 수입이 증가하였다. 3~5월에 수입이 집중되는 미국산 신선 오렌지의 수입량이 올해 크게 감소한 반면, 이와 비슷한 시기에 주로 수입되는 미국산 포도와 자몽, 필리핀산 바나나와 망고의 3~5월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1%, 64.7%, 28.4%, 19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미국산 신선 오렌지와 이들 수입과일과의 대체소비가 이루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섯째, 국산 품종이 수출국에서 생산됨으로써 수입량이 크게 증가하였다. 최근 베트남에서 국산과 동일한 당근 품종이 재배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작년 1~10월 52톤에 그쳤던 베트남산 당근 수입량은 금년 같은 기간 약 4,685톤으로 급증하였다. 베트남산 당근에 적용되었던 30%의 기본관세율은 2010년에 완전 철폐되었다.

여섯째, 수입전환 효과로 특정 국가의 수입량이 급증하였다. 옥수수의 주요 수입 대상국인 미국의 주산지 가뭄으로 2013년 생산량이 급감하여 수입선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프랑스 등으로 전환되었다가 작황이 다시 호전되어 금년 1~10월 미국산 옥수수의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관세 인하 효과 외에 국내 생산량 감소 요인도 수입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한․미 FTA 발효 이후 관세가 단계적으로 감축되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량은 국내 사육두수 감소에 따른 국내 가격 상승 등으로 금년 1~10월 11.3% 증가하였다. 같은 기간, EU산 돼지고기 수입량도 국내 모돈 감소와 돼지 유행성설사병(PED) 발생에 따른 자돈 폐사 등으로 47.4% 증가하였다.

이처럼 가뭄, 냉해 등의 이상기후로 인한 수출국의 생산량 감소, 수출국의 작황 호조에 따른 수입단가 하락, 국내 소비자의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수요 증가, 기후변화 혹은 질병 발생으로 인한 국내 생산량 감소, 소비대체 효과와 수입전환 효과 등 국내외의 다양한 수급요인이 농축산물 수입을 좌우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물론 아직까지 FTA 이행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FTA 효과보다는 이러한 국내외 수급요인의 영향이 더 부각되어 나타날 수 있다.

기후변화, 동식물 질병 발생 등의 불확실성 요인에 따른 수급 변화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FTA 효과가 점차 가시화될 경우, FTA가 우리 농업에 미칠 영향이 더 확대되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FTA 이행에 따른 사후 대책 마련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 농축산물 수출입 동향, 국내외 수급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한 선제적 대응도 중요하다. 이러한 모니터링은 국산 농축산물 수출 촉진을 위한 해외시장 개척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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