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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유전 원칙,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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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석두

 

서울경제 기고 |  2014년 6월 3일 
박 석 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영국의 농업경제학자 아서 영은 "소유의 마술은 모래를 황금으로 바꾼다"고 했다. 우리 헌법에 규정된 경자유전의 원칙은 농지 소유자가 농민일 때 농지의 본질적인 목적을 가장 효율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는 믿음에 기초한다. 그래서 지주적 토지 소유와 투기적 농지 소유를 방지하기 위해 농업인이 아닌 자는 농지를 소유할 수 없도록 하는 원칙이 제헌 헌법 이후 우리 농지제도의 근간을 이루며 변함없이 계승되고 있다.

농지의 본질적 가치는 식량 생산에 있고 농업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식량을 만들어내는 산업이기에 생명산업이라고 불린다. 이때 농지는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생명산업의 본질적 토대이자 그 가치의 공급원이 된다. 따라서 경자유전의 원칙은 식량 안보 위기 시대인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식량 안보가 중시될수록 농지 보존이 더욱 필요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농지 소유에 있어 경자유전의 원칙만을 고집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농업은 이제 농산물의 생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공·유통·체험 및 관광이 융복합된 6차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고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첨단 농업으로의 발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긍정적인 변화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농지 보전과 함께 이용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농지 소유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정부에서도 시대적 요청에 응답하고자 2003년 농업인이 아니더라도 주말·체험영농 목적으로 1,000㎡ 미만 농지 취득을 허용하고 올해 기업 연구소의 농업연구·시험·실습 목적의 농지 취득을 허용하는 등 지속적으로 농지 소유 제도를 개선해왔다.

경자유전 원칙은 헌법에 명문으로 규정된 우리 농업의 가장 중요한 제도임은 분명하다. 다만 변화된 농업여건을 감안해 농지 보전과 개발의 조화로운 운영이 필요한 지금 그런 원칙이 우리 농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그 취지와 본래 뜻을 살리기 위한 수단을 강구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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