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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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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지향 순환정밀 농업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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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강창용
농민신문 전문가의 눈 | 2013년 2월  6일
강 창 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 농업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지금까지 화학비료와 농약 중심의 직선적인 발전 모델을 추구해 왔다면, 이제는 자원 사용을 최소화하는 순환형 정밀농업으로 변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평균적인 개념의 자원투입은 지양하면서 자원순환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변모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이 미래 우리 농업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핵심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외부적 요구인 안전농산물 생산 확대에 대응해야 하고 내부적으로는 농업소득의 증대와 안정화도 함께 충족해야 한다.

 

 과거 농업 생산의 시스템은 개량된 종자, 화학비료와 농약 등의 고투입 중심이었다. 모든 정책의 관심사는 농산물 생산량의 증대였고 농산물 생산량 증대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느 정도의 자원 고투입과 비순환적 사용, 환경에 대한 과부하 등은 무시되곤 했다.

 

 그 결과 농산물 생산을 획기적으로 증대하는 목표를 달성했고 그 덕분에 우리는 비교적 풍족하게 농산물을 소비할 수 있었다. 과학기술을 이용한 백색과 녹색혁명이라는 용어는 이러한 결과의 산물을 표현하는 적절한 용어가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친 비환경적·비순환적 고투입 농업은 점차 치유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노출하게 됐다. 이에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안을 놓고 고심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러한 문제들이 풀기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성 강화와 적정투입을 위해, 나아가 사용량 감축을 통한 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인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일련의 다양한 대응적 전략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순환적 정밀농업’이라 할 수 있다. 순환은 농업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도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볼 때 순환이란 소통과 수용을 의미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상하·좌우·남녀·노소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농업과 비농업, 농민과 비농민간에도 적지 않은 갈등과 불만들이 누적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과 상호간의 불만을 치유하지 않으면 결국 사회는 불안과 분열로 가득 차게 되고 공멸할 우려도 없지 않다. 서로의 어려움을 소통하고 서로가 인정하는 해결방법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자원 사용도 순환적이어야 한다. 과거 자원의 개발과 이용시스템이 직선적이었다면 이제는 원과 같은 시스템이어야 한다. 사용자원과 사용 후 남게 되는 잔유물이 일정한 순환 고리 속에서 관리돼야 한다. 시장에만 맡길 경우 과거의 경험에서 보듯 자원의 낭비와 환경의 황폐화를 피하기 어렵다.

 

 자원 사용의 최소화·적정화를 지향해야 한다. 농업의 입장에서 보면 최소 또는 적정 자원 투입을 통한 정밀농업을 정착시켜야 한다. 정밀농업이란 농산물과 농지의 상황 등을 고려하여 최적·최소로 자원을 사용하는 농업이다. 화학비료든 농약이든 필요하다면 사용하되 최소·최적으로 정밀하게 사용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와 달리 철저히 차별화된 자원의 사용과 방법이 요구된다.

 

 순환정밀농업이 통합적인 이론으로 정립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 농업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 기존의 두 개념을 통합하면서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재와 미래의 농업에 가장 적합한 해답을 찾는 데 유용한 시스템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 판단된다.

 

 따라서 자원 순환적이면서도 필요한 최소의 자원 사용을 지향하는 ‘순환정밀 농업시스템’을 미래 우리 농업이 지향해야 할 것으로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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