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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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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발자국 도입을 위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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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윤형
KREI 논단| 2013년 01월 16일
김 윤 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2013년은 국제연합(UN)이 정한 국제 물 협력의 해로 물 부족과 관리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UN에서 2003년 3월 발간한 세계 수자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1인당 담수공급량은 20년 안에 3분의 1로 줄어드는 데 반해 2050년까지 인구는 93억 명으로 늘어나 향후 전 세계 인구의 20%가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상수(Virtual water)란 일정량의 농산물, 축산물, 공산품과 같은 생산품 혹은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물의 양을 의미하며 1990년대 초반 영국의 토니 앨렌(Tony Allan) 교수에 의해 창시되었다. 물발자국(Water footprint)은 기존 가상수 개념에 물의 이력을 추가한 것으로 2002년 호엑스트라(Hoekstra)가 만든 개념으로 예를 들어 1t의 밀 생산에 필요한 물의 양은 1,000㎥인데 우리나라가 1t의 밀을 미국에서 수입한다고 가정한다면 1,000㎥의 물을 수입하는 것과 같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가상수 및 물발자국 개념은 기존 물관리 정책을 소비 및 교역 정책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존 물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할 수 있다.

 

  가상수 및 물발자국 개념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이론으로 아직까지 국가 차원의 수자원 정책에 도입되어 활용되거나 환경 평가에 이용된 사례는 전무한 실정이다. 다만 일부 국가나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특정 지역이나 유역을 대상으로 한 기초적인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식품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물 요구량의 변화를 분석하였으며, 스페인의 경우 지역별 물발자국과 물효율성 분석을 바탕으로 지역에 부합하는 수출입 전략을 제시하였다. 이탈리아도 물효율성과 물 스트레스 지표를 이용하여 지역별 물관리 실태의 문제점과 관리방안을 연구한 바 있다. 이러한 해외사례는 향후 국내 농업 부문의 가상수 및 물발자국 개념 도입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과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첫째,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지역단위의 물발자국이나 가상수를 이용한 분석이 미흡한 편이다. 농업용수 사용량이 각 지역의 기상, 토양, 작물 및 지하수 사용 등에 영향을 받는 현실을 고려할 때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지역별 물발자국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시급하다.

 

  둘째, 물발자국은 국내에서 사용되는 물 뿐만 아니라 수출입품을 통해 해외에서 사용되는 물의 사용량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수출입국에 대한 다양한 물발자국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하다.

 

  셋째, 물 수지 분석은 기존의 공급 중심 물관리 정책에서 수요 중심 물관리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국내 지역 간 물수지 분석의 경우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을 보완하여 지역 단위 용수 수요·공급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향후 지역별 물 수지 분석을 바탕으로 한 지역별 용수시설개발 및 물관리 정책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넷째, 물효율성 지표는 농업부문내에서 물효율성이 높고 낮은 분야를 분석, 구분함으로써 물효성이 높은 부문으로 물을 배분하는 정책을 수립할 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향후 작부체계 전환과 물이용료 부담 등과 연계하여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물효율성 지표의 경우 각 지역의 농업용수 스트레스(water stress)나 생물다양성(biodiversity) 등의 다른 지표들과의 연계를 통해 그 유용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들 지표와의 연계에 관한 연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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