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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열고 머리를 맞대어 공생의 길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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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이동필
농경나눔터 신년사 | 2013년 1월호
이 동 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장)

 

존경하는 농업인과 농업·농촌을 아끼는 국민 여러분! 다사다난했던 임진년(壬辰年)이 저물고 희망찬 2013년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모든 분들의 꿈이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농업인이 보람·긍지 갖고 농사 지을 수 있는 환경 만들어야

 

  지난해 우리 농업과 농촌을 둘러싸고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았습니다. 한·EU FTA에 이어 한·미 FTA가 발효되었고, 한·중 FTA 협상도 본격화되고 있어 올해도 개방화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104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에 농작물이 타들어 가는가 싶더니 태풍 볼라벤과 산바가 휘몰아쳐 피해가 막심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이상고온과 가뭄, 태풍과 호우가 빈발하여 곡물생산량이 감소함으로써 곡물가격이 급등하는 등 농산물 수급불균형의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쌀 생산량은 400만 6천 톤으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식량문제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했습니다. 또한 농산물 가격 등락의 심화로 소비자 물가 불안정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농촌의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도농 간, 농가 간 소득 격차가 날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거대 경제권과의 FTA 추진에 따른 농업부문의 피해 최소화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보완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수급 및 가격 불안정에 대한 대책과 고령농을 위한 복지정책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새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우리 농업의 활력 제고와 살기 좋은 행복농촌 건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제시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을 수립하여 추진해도 대상자인 농업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실효를 거둘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농업인들이 스스로 의견을 제시하고, 정책에 참여하며 보람과 긍지를 갖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더불어 현장에서 우리 농업을 이끌어 가는 역량 있는 농업인과 마을지도자를 발굴하고 키우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생명을 지키는 농업의 소중한 가치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업인과 소비자, 국민들 사이에 이해의 폭을 넓히고 공감대를 확산하는 것입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농업인이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농촌을 더욱 깨끗하고 아름다운 주거·휴양 공간으로 만들어 소비자들이 언제든지 찾고, 머무르고 싶은 곳으로 가꾸어 가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도시와 농촌, 농업인과 소비자가 서로 가슴을 열고 머리를 맞대며 공생(共生)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될 것입니다.

 

2013년에도 농촌정책 연구의 허브로서 역할 다할 것

 

  우리 연구원도 책임있는 국책연구기관으로서 농업·농촌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지난해 농사짓는 마음으로 연구하고자 정원의 잔디밭을 갈아 보리를 심고 수시로 현장을 둘러보면서 농업을 통해 나라를 가꾸는 애농부국(愛農富國)의 각오를 새롭게 다졌습니다. 국정과제의 발굴과 시의성 있는 정책대안 제시를 위해서 중장기 농정연구와 현장토론회를 개최하고 농정포커스를 발간했습니다. 또한 유능한 인력을 채용하여 연구역량을 보강하고, 연구기획 기능의 강화와 평가제도를 개선하는 자구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고, 부족한 점은 더 많습니다. 우리 연구원이 더욱 좋은 성과를 내려면 여러분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2013년에도 우리 연구원이 농업·농촌·식품정책 연구의 허브로서 꿋꿋하게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조언하여 주시길 간곡하게 당부 드립니다.

 

  우리 앞에 펼쳐진 2013년, 국내외 농업환경을 살펴보면 더 힘들고 숨 가쁜 해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창의·혁신과 도전 정신으로 완전무장하고 농업계, 우리 모두가 농심(農心)으로 하나가 되어서 어려움에 처한 우리 농업과 농촌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나부터,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실천해 간다면, 농업인과 국민 모두에게 보람과 긍지, 그리고 풍요로운 결실을 가져오는 한 해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계사년을 맞아 뱀같이 지혜롭게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모두가 상생(相生)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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