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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의 고충과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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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장정옥
농경나눔터 농정시선 | 2012년 5월호
장 정 옥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회장)

 

  농가에서 부부가 함께 농업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농업인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산업화에 따른 청장년층의 이농인구가 많아졌고, 가사와 육아 등을 책임지던 농촌지역의 여성들이 농업인으로 농촌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농업에서 여성농업인의 역할이 50% 이상을 넘어서, 여성농업인 없이는 우리나라 농업의 유지가 불가능한 실정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농업정책에는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다. 여성농업인이 대우받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농업과 농촌이야말로 올바른 농정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여성농업인을 위한 시책 필요

 

  여성농업인의, 여성농업인에 의한, 여성농업을 위한 다음과 같은 시책이 필요하다.

 

   첫째, 여성농업인의 법적·사회적 지위 확보를 통한 농업인 권리보장이다. 여성농업인은 농업인으로서 법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농업 주종사자가 농업과 농촌에 기여하는 역할과 위상에 비해 현저히 낙후된 상황이다. 여성농업인이 무보수 가족 종사자로 간주되면서 각종 정책 대상자 선정이나 정책 자금 대출에 있어 제한을 받고 있고 농업 종사 경력도 인정받지 못한다. 특히 각종 재해 발생 시 명확한 직업적 지위가 없어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각종 사회보험에도 가입할 수 없어 안정된 노후 생활 보장이 취약하다.

 

   선진국의 예를 들면 프랑스에서는 여성농업인을 농업임금근로자나 농업경영주 또는 공동 농업경영주로 세분화해 의료보험과 같은 사회보장제도를 달리한다. 일본 역시 가족경영협정을 체결해 농업경영에 참여하는 여성농업인에 대해 농업인연금, 농업개량자금 등의 제도를 통해 지원한다. 이에 우리나라 여성농업인의 권익보호 및 지위향상을 위해 ‘공동농업 경영주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여성농업인은 공동 경영주로 인정받아 각종 정책 대상에 포함되어 농업인으로서 자격을 얻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둘째, 여성농업인을 위한 ‘여성농업인 복지정책’ 수립이다.

 

  여성농업인은 농촌인구와 농업생산 노동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직접적인 복지 대상에서 소외되고 있다. 최근 지원정책의 시행으로 여성농업인 관련 복지 서비스가 부분적으로 보완되고 있지만 접근성과 수혜 측면에서 도시의 일반 근로자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다.

 

  따라서 직업인으로서 여성농업인의 복지 향상은 여성농업인의 생애주기와 도농공 간 격차를 해소하고 형평성 있는 지원정책을 개발하여 여성농업인의 농업·농촌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후계 여성농업인 인력 육성에 관심 기울여야

 

  셋째, 여성농업인 육성을 위한 정책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 여성농업인 정책을 수립하고 시작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조직 및 전담인력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 이에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협력과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농식품부 여성정책을 담당하던 부서마저도 축소된 상황이다.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의 여성농업인 전담조직 및 인력확보가 시급한 실정이고, 지자체·농협·유관기관·지방연구원 등 여성농업인육성을 위한 유관기관의 유기적 네트워크 구성이 필요하다. 여성농업인을 종합적으로 육성하고, 역할과 자원을 분담하기 위해 유기적 협의체를 구성하여 여성농업인 특성에 맞는 사업, 교육, 육성방안, 지원 등을 발굴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후계 여성농업인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 현재 농어촌의 국제결혼이 증가하고 있고, 결혼이민여성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들을 신규 농어업 인력으로 육성하고 우리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이후에는 후계 농업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단계별 교육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초반에 이주여성농업인의 적응을 도와줄 수 있는 전반적인 기초 교육을 시작으로 1:1 멘토링 제도 도입 및 도우미제도를 지원하고, 중반에는 농외소득 창출과 자녀의 보육·교육 등을 지원하며 마지막에는 전문 농어업 경영인력으로 창업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여성농업인

  

  여성농업인의 문제는 농업·농촌의 문제와 여성문제의 양측면에서 다루어져야 하면서도 동시에 모두 소외될 우려가 있다. 이에 여성농업인 육성 정책의 실효성 증대를 위해서는 여성농업인의 적극적인 자발적 참여와 관심, 그리고 끊임없는 배움의 자세가 필요하다. 앞으로 우리 여성농업인들은 여성농업인만을 위한 지원체계와 정책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농업·농촌을 지키고 가정을 지키며,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대한민국 여성농업인이다. 살맛 나는 농촌, 신나는 농업 속에 우리 여성농업인들이 함께 웃는 그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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