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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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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은 농업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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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은미
농경나눔터 농정시선 | 2012년 5월호
 정은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농산물 수입개방이 본격화된 1990년대 이후 우리 농업은 줄곧 경쟁력 확보를 위한 활로를 찾았다. 농업 생산이 쌀 생산 위주에서 시설원예, 축산, 과수 등으로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위해 단일작목의 전문화를 추구하고, 고부가가치 창출의 유통 및 마케팅, 수출 농업 등 농업·농촌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 가운데 농가인구나 농업주종사 인구 중 여성의 비율이 53.3%로 증가하고 여성농업인의 경제사회적 활동 범위의 확대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농산물 직거래와 같은 판매사업, 소규모 식품 가공사업, 소비자와 도농교류에서 여성농업인이 적극 참여하여 활동하는 경영체는 경제적 성과와 교류의 지속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여성농업인의 본질은 ‘생명’

 

  오늘날 여성농업인은 농업생산의 주역일뿐만 아니라 향토식품의 기능보유자로서 1차 농산물의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는 생산자이다. 또한 여성 특유의 생명성으로 안전한 농식품 생산에 신뢰가 기대되는 생산자이다. 예나 지금이나 여성, 특히 여성농업인의 본질은 ‘생명’이다. 아이를 낳아 건강하게 기르고 성장한 자식을 바라보며 삶의 보람을 느끼는 것처럼, 봄에 씨를 뿌리고 정성으로 가꿔 정직한 결실을 맺음으로써 소비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여성농업인의 존재는 말 그대로 ‘생명’ 그 자체이다.

  

  최근 농식품여성CEO의 경영체를 조사한 결과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장류나 농식품 가공, 생산 및 유통에 참여하는 여성 대표들은 매출 확대보다 규모는 작지만 내실 있는 경영을 하고, 체험교육이나 블로그를 통해 생산과정을 공개하는 등 소비자와 끊임없이 소통·교류하며, 대부분 자녀를 후계자로 확보하여 가족농 기업으로의 육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농식품 생산자나 판매자가 아니라 농식품 생산을 통해 소비자의 생명을 가꾸고 보살핀다는 자부심으로 농업에 신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농촌을 살맛 나게 만드는 여성농업인 

 

  여성농업인의 다양한 활동은 개인적인 동기나 효과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나 지역공동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어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며 여성농업인의 지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여성농업인이 이장이나 지역 리더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꼼꼼한 업무처리로 마을 주민의 만족도를 높이고 투명한 사무관리나 적극적인 사업 유치로 마을발전기금을 조성하여 마을의 분위기가 바뀌는 곳이 늘고 있다. 이들은 중요한 의사결정일수록 마을회의를 소집하여 민주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민원 해결을 위해 적극 기관을 찾아다닌다.

 

  여성의 관점으로 생활에서 각종 소규모 사업을 발굴하고 마을공동사업으로 추진하여 주민의 소득 증대와 마을 발전을 위한 각종 기금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여성농업인 스스로 앞서가는 자각과 진심 어린 실천을 통해 자신의 위상을 높이고 농촌을 살맛 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여성농업인의 경제·사회적 활동에 지원 필요

  

  여성농업인이 농가경영의 주체로 또는 지역의 리더로 책무를 수행하지만 농촌 사회가 여전히 남성에게 책임과 권한을 집중하여 여성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는 여전히 낮은 상태이다. 특히 농촌 사회에서 여성농업인의 낮은 지위는 청장년층 여성의 농촌 정주를 기피하게 만들어 농촌 사회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여성농업인이 주요 농업인력이자 향토음식의 보유자인데도 성장잠재력이 충분히 개발되지 못하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 여성농업인의 잠재적 재능을 발견하여 사업으로 연계할 기회는 전문 교육을 통해 얻는 경우가 많지만, 경영자로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은 단기간에 성과를 얻기 어렵고 또한 실제 사업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각종 교육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는 농업의 서비스 생산기능인 농촌관광, 직거래, 농가 소규모 가공산업 등이 확대되면서 여성농업인의 전문인력화를 위해 2001년 ‘여성농업인육성법’을 제정하고 5년 단위의 기본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여성농업인의 지위 향상을 위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교육 및 사회복지 차원에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여성농업인을 전문인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지원이나 생애주기별 특성에 맞는 지원대책이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여성농업인의 주체적인 참여는 농가 경영과 지역사회 변화의 동력이다. 이러한 변화를 도출하기 위해 여성농업인 스스로 경영주체임을 자각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성농업인이 농촌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인력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경제·사회적 입지의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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