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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관측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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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명환
농민신문 전문가의 눈 | 2011년 10월 10일
김 명 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장)

 

 물가 안정이 현 정부의 최우선 정책과제이다 보니, 가격 변동이 심한 농축산물 수급과 가격에 대한 농업관측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측치와 실제치가 다르다는 문제 제기가 정부, 국회,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최근 3년간 단기 가격 관측치의 정확도는 92%이다. 축산물이 96%로 가장 높고 과일 95%, 과채 92%, 채소 85%이다. 물론 이는 품목별·월별 모두를 평균한 수치이고, 지난해 9월 고랭지배추의 경우와 같이 관측치와 실제치가 몇배씩 차이 나는 일도 발생한다. 이러한 관측오차는 왜 발생하며,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축산물은 가축의 생리적 생육모형 등이 정교하여 정확도가 가장 높은데, 가축질병이 발생할 경우 차이가 발생한다. 채소와 과채는 생육기간이 짧고 기상에 민감하여 특히 여름철의 관측오차가 크다.

 

 농업관측은 농가의 재배의향을 조사하고 파종 후에는 작황 등을 조사하고, 집계와 분석을 거쳐, 향후 수급과 가격을 발표하는 조사-분석-공표의 세단계를 거친다. 관측오차는 이 세단계에서 다 발생할 수 있다.

 

 첫째, 조사단계에서 농업관측센터는 현재 약 1만6,000명의 표본농가, 약 2,000명의 주산지 모니터, 약 1,000명의 소비자 패널, 4개국 36명의 해외모니터를 통하여 국내외 공급과 수요동향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 표본 추출과 조사방법이 부적절하면 표본오차·비표본오차가 발생하므로 표본을 확충하고, 조사 편기를 줄이고, 현장 점검을 통하여 제어가 가능하다. 장기적으로는 위성영상정보기술을 응용하면 정확도와 신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분석단계에서는 첫째 단계 조사를 통해 1~2개월 후의 출하예상량이 집계되면, 가격신축성계수모형, 수급균형모형, 시계열모형 등 다양한 분석기법을 통해 전망치를 도출하고 있다. 도출된 수급과 가격 전망치는 생산·유통 전문가들과 관련 공무원 등으로 이루어진 지역자문회의·중앙자문회의에서 조율된다.

 

 이들 계량모형들은 매년 갱신되고 있지만, 정확도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가 한층 강화되어야 한다. 특히 기상·병충해 등의 변수를 반영한 단수예측모형을 구축하여 예측력을 개선해야 하는데, 이를 위하여 농촌진흥청·기상청·통계청 등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셋째, 공표단계에서 가격 하락을 전망할 경우 농가들은 재배면적을 줄이게 되고, 사후적으로 가격은 하락하지 않을 수 있다. 즉 관측정보에 대한 신뢰도와 이용도가 높을수록 관측치는 실제치와 달라질 수 있다.

 

 관측오차는 표본조사나 관측분석기법의 문제라기보다는 기상급변이나 가축질병 발생에 주로 기인한다. 가축질병이나 기상이변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이상, 관측오차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관측오차를 사전적으로는 완화하기 위해서는 기상 시나리오별로 관측치를 확률적으로 발표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아울러 관측오차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될 때에는 속보를 신속히 공표하는 체계를 갖추는 방안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관측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높이는 노력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기상이변시의 관측치와 실제치의 차이만 부각시키는 일부 여론은 자칫 관측 발전을 저해할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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