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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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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인 종자산업, 민간부문의 역량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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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현태
KREI 논단| 2011년 5월 12일
박 현 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4월 초에 이명박 대통령은 대국민 라디오 연설에서 “농업은 사양산업이 결코 아니다. 농업생명공학의 발달로 바이오 농업시대가 다가오면서 농업은 유망한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농업의 신성장동력원으로 식품산업, 복합문화산업, 농협개혁 등을 언급하였다. 이처럼 대통령이 농업의 발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농식품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정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의 하나가 종자산업 육성이 아닐까 싶다. 종자는 식량자원을 확보하는 기본 요소이고 생명공학기술 등 첨단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이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정부는 2009년 말에 ‘2020종자산업 육성대책’을 마련했고 이와 관련하여 최근 두 가지 사업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는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사업으로 소위 씨드밸리사업이다. 이 사업은 20개의 종자업체 및 지원기관을 입주시켜 종자생산, 가공, 유통에 필요한 모든 분야를 집적화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사업대상지로 전북 김제시 백산면 일대가 선정되었다. 다른 하나는 골든씨드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2012년부터 10년간 국비 6,540억 원을 포함한 총 8,140억 원을 투입하여 글로벌 시장개척이 가능한 20개 이상의 전략적 종자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현재 종자산업은 기술발전과 사회적 요구의 변화에 따라 그 성격이나 영역이 바뀌고 있다. 종자를 개발?생산해 판매하는 전통적 종자산업에서 고생산성, 고기능성 종자를 개발해 고품질의 농산물이나 기능성 식품을 생산하는 종자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종자가공 및 생명공학기술의 발달로 종자 또는 동식물의 활용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종자산업이 의약산업, 생명산업 등과 융복합산업으로 발전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종자산업은 채소종자를 제외하면 관 주도로 발전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장경제 체제하에서 종자산업의 세계적인 흐름은 민간부문이 종자산업의 핵심주체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되어 민간부문 간의 경쟁을 통해 종자산업이 발전하는 형태이다. 특히 다국적 기업들은 거대한 자금력과 유통망을 내세워 군소 종자기업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인수합병하면서 더욱 특화되고 대형화된 종자기업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무, 배추, 고추 등 일부 채소종자의 경우 육종기술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있고, 품종육성의 기본 소재인 유전자원 보유도 상당한 수준이다. 따라서 우리의 종자기업들도 세계 일류 종자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발전의 토대는 구비하고 있다.

 

종자기업의 경쟁력은 해당기업의 종자 관련 가치사슬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느냐로 평가할 수 있다. 즉 품종육성을 위한 유전자원, 육종, 생산, 판매의 각 연결고리가 얼마만큼 잘 구축되어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이다. 종자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가 담당해야 할 역할은 민간기업이 자율성을 가지고 자신의 가치사슬 구조를 튼튼히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나아가 종자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품종보호제도 등 제도적 장치를 확고히 하는 것이다.

 

종자 선진국에서는 종자산업과 농업계의 관계가 성숙한 단계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이나 지원이 종자기업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채소종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종자산업이 미성숙한 단계에서는 정부차원의 적절한 육성책은 민간부문의 역량을 높이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번에 추진하고 있는 종자 관련 두 가지 대형 프로젝트가 민간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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