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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농식품 수출을 주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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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경필
국민일보 시론 | 2011년 1월 6일
김 병 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미래정책연구실장)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배추 파동이 다소 진정되는가 싶었지만 겨울 한파로 인해 배춧값이 여전히 높다. 배추뿐 아니라 대부분 신선채소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게 된 데는 기상이변이 큰 몫을 했지만 농산물 유통의 특수성도 작용하고 있다.

 

공산품 가격은 제조업체의 제조원가 기준으로 결정되는 반면, 농산물은 시장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데다 기후와 병충해 영향을 많이 받고 부패감모가 심하기 때문에 가격변동이 클 수밖에 없다. 수확 전 한두 달, 심지어 파종 전부터 밭떼기거래가 이뤄져 산지가격이 먼저 형성되기 때문에 수확 후 시장가격과 차이가 클 수 있다. 가격 결정의 중심에 있는 도매시장은 당일 출하량에 의해 경매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일시적인 급등락 현상이 많이 발생한다.

 

농산물 유통마진은 어떤가. 통상적으로 배추 무 같은 엽·근채류는 가치에 비해 부피가 크고 감모가 심하기 때문에 유통마진이 70% 정도로 높다. 반면 과일 과채 화훼 축산물은 50%, 쌀 콩 감자 같은 식량작물은 30% 정도이고, 평균적으로 44%이다. 70%나 되는 미국, 50%가 넘는 일본에 비해 작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효율성이 높다고 할 수는 없다. 마진은 결국 소비자 효용을 높이기 위한 가공, 저장 같은 부가기능에 의해 추가되기 때문이다.

 

유통마진은 비용과 이윤으로 구성되는데, 수확 운송 포장비 같은 유통비용이 70%로 절대적으로 높고 상인이윤은 30%이다. 또 소매단계 마진이 전체 마진의 절반이다.

 

물류효율 높이는 정책이 관건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다수의 영세농가로부터 대량 수집해 다양한 구매처에 신속히 분산하는 산지-도매-소매 단계를 거치면서 수확 수집 저장 가공 같은 다양한 유통 기능을 수행하고 감모비용이 발생해 기본적으로 유통비용이 많이 드는 구조이다.

 

그렇다고 유통단계나 기능을 임의로 줄이기는 쉽지 않다. 청과물 유통량의 50%가 경유하는 도매시장을 없애고 다 직거래한다면 엄청난 비용이 더 들 것이다. 단계를 줄인다 해서 기능과 마진이 쉽게 없어지는 건 아니다. 누군가는 유통기능을 수행해야 하고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단계와 기능을 줄여야 하지만 그보다는 물류효율을 높여 유통마진의 70%나 차지하는 비용을 절감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또 소비자는 무조건 싼 것보다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 구매가 편리한 소포장, 절단 포장된 상품을 안정적 가격으로 공급해 주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에 걸맞은 정책적 노력이 중요하다.

 

저온유통체계 완벽히 갖춰야

 

우리나라의 농산물 물류체계는 여전히 후진적이다. 신선한 배추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감모손실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선진국 같이 냉장차량을 비롯해 산지부터 도매, 소매까지 저온유통체계를 완벽히 갖춰야 한다.

 

또 하나 후진적인 유통관행이 바로 거래방식과 계약문화이다. 대부분 농민들이 산지 유통인들과 서류도 없이 구두로 밭떼기거래를 하고 농협과 계약재배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농업정책이 잘 먹히지 않는 것도 계약문화가 후진적인 데서 발생한다. 선진사회는 계약사회이다. 계약을 중요시하지 않는 농민들의 의식도 변해야 한다.

 

농협 계약재배가 잘 안 된다고 하나 대관령원협은 배추 무 같은 고랭지 품목에서 60∼70% 이상 농민과 계약재배하고 김치가공업체들과 안정된 가격으로 계약거래를 잘하고 있다. 이 원협처럼 유통 전문가들이 있으면 다른 농협들도 얼마든지 계약재배를 잘할 수 있다. 긍정적 사례를 확산시키면 된다.

 

도매시장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경매도 좋지만 예약출하체계가 갖춰져야만 출하물량을 조절할 수 있고 널뛰기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 경매가격 폭등·락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책도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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