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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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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다문화가족 정착을 위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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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양점남
농경나눔터 농정포커스 | 2010년 6월호
양 점 남  (농협 여성복지팀장)

 

2000년대에 들어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화가족이 증가하면서 다문화가족의 사회·문화적 적응과 통합이 매우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었다. 특히 2008년 기준 읍·면 지역에서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남성 가운데 외국인 여성과 결혼한 남성의 비율이 41.1%나 되어 농촌지역 다문화 가족의 급격한 증가는 농가인구 및 농촌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여성결혼이민자는 농촌인구의 과소화·고령화로 농업노동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농촌현장에서 농업후계인력이자 소중한 인적자원으로서 활용가능성이 높고, 새로운 정주인구로서 지역사회발전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농촌지역의 여성결혼이민자는 학습욕구와 학습성과는 높은 데 반해 가사, 양육의 문제로 교육참여가 아직도 어려운 실정이다. 참여하고 싶어도 교육장소까지의 거리 문제, 바깥출입을 꺼리는 가족의 반대 등으로 교육에 참여할 수 없는 장애요인이 많다.

 

체계적인 교육으로 다양한 만족감 얻어

농협은 2005년부터 농촌지역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정착지원을 위해 친정부모결연, 한국문화 및 농사체험, 한글교육, 성·본 창설 및 개명무료 지원, 모국방문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2008년부터는 농촌결혼이민여성을 위한 종합적이며 체계적인 단계별 맞춤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다문화여성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여성대학은 농촌지역 다문화가족이 겪고 있는 거리의 한계성, 가족의 바깥출입을 꺼리는 현실 등을 고려, 농협의 신뢰성, 거리의 근접성, 심리적 접근성을 적극 활용하여 교육하고 있다. 농촌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여 농번기·농한기, 공휴일 및 주·야간을 활용하여 주 1회, 1일 3시간 이상 총 15회차 이상으로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교육대상은 여성결혼이민자는 물론 배우자, 시부모, 자녀 등 다문화가족도 함께하고 있다. 교육내용은 수요자의 수준에 맞는 한글교육(1~3단계)을 기본으로, 한국사회 이해, 배우자 모국문화 이해, 가족공동체 교육 외 다양한 생활문화교육을 병행하는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맞춤교육으로 현장감 있게 이루어지고 있다.

 

필리핀에서 온 로웨나(25세, 경북 문경 산동) 씨는 “다문화여성대학에 큰 기대 없이 왔는데 매주 농협에 가는 것이 너무 즐겁고 교육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또 집까지 데려다 주기 때문에 남편과 가족들이 좋아한다.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서 아이도 잘 키우고 돈도 많이 벌고 싶다.”고 한다.

 

이 과정을 수료한 교육생을 대상으로 다문화여성대학 운영실태 및 요구도 분석 결과(양순미, 2008)를 보면, 학습 요구도가 상당히 높았으며 교육참여로 인해 자신의 존중감은 물론 가족관계가 상당히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를 위한 맞춤교육의 효과

농식품부는 농업종사를 희망하는 이민여성에게 전문여성농업인(후견인)을 연계하여 2009년도에는 628명, 2010년에는 655명을 이민여성농업인 1:1 맞춤 농업교육을 통해 농업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민여성농업인 1:1 맞춤 농업교육은 농식품부·농협(중앙-지역본부-시군지부-지역농협)·여성농업인(후견인)·결혼이민자가 지속가능한 농촌사회를 위해서 각각의 역할분담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옥과농협 다문화여성대학을 수료하고 2009년도부터 2010년 2년째 벼농사와 고추농사를 배우고 있는 홍현희(본명 보응옥뚜엑, 28세)씨는 베트남에서 전남 곡성 겸면으로 시집온 결혼 6년차로 두 딸을 둔 이민여성농업인이다. “바깥출입을 꺼리는 시부모님도 농협이 교육시키면 무조건 나가라고 하세요. 고되고 단순한 일로만 여겨졌던 농사일이지만 이제는 교육을 통해 땀만 흘리는 농업이 아니라 돈을 벌 수 있는 희망이 있는 농업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라며 고마워한다.

 

이제 홍현희 씨는 농사에 대해 조금씩 자신감도 갖게 되고 직접 고추 하우스를 경영하는 꿈도 갖게 되었다. 집안일과 농사일을 병행하면서도 올해부터 전남과학대학 통역학과의 강의를 듣고 있다.  

 

잠재능력 계발을 위한 협력 필요

농촌은 아직도 다문화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 전달체계가 분산적이고 단편적이어서 지역별 서비스 사각지대가 상존한다. 따라서 농협은 전국 읍·면 지역의 농협이 최접점의 전달체계라는 이점을 살려 정부와의 협력사업 확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거리접근성이 취약한 농촌지역에서 시설과 복지전문인력의 인프라를 갖고 있는 농협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보다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인프라를 구축하여 활용한다면 농촌지역 다문화가족 지원에 더 큰 시너지 효과와 빠른 사회통합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젊은 이민여성이 농촌사회 일원으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이들의 잠재능력을 계발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신의 몫을 다할 수 있게 따뜻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jnyang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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