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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수 잘 가꾸면 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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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석현덕
농민신문 기고| 2010년  4월  7일
 석 현 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일전에 30년가량 산을 가꾸던 지인이 수종 개량을 위해 벌채를 한 적이 있다. 30년 키운 나무를 판 수입으로 벌채 비용과 조림 비용을 충당할 수 없었다고 한다. 예견된 일이지만 엄연한 우리 임업의 현실이다.

 

나무 심는 계절이 오면 산주들은 어떤 나무를 심을까 고민한다. 장기 투자가 필요한 임업의 특성상 수종이나 작목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자칫하면 30년 이상 투자해도 수익이 없을 수 있다. 이 시기가 되면 산주를 위해 산림 정책을 연구하는 필자도 고민이 많다. 어떤 목적으로 어떤 수종을 심으라고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경용으로 판매할 수 있는 나무를 심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조경수를 모든 산에 심을 수는 없다. 경사가 완만해야 하고, 토질과 토양이 뿌리째 캐는 작업이 가능해야 하며, 빠른 생장이 가능한 토양이어야 한다. 급경사 등 환경이 썩 좋지 않아도 조경수 재배를 잘하는 곳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양호한 입지는 조경수 재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인자다.

 

건설 공사에서 조경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조경수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신도시 건설과 같은 대형 국책사업을 비롯해 건설사업 전반에 조경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져 중장기적으로 조경수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조경수 식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수종의 선택이다. 조경수는 유행을 많이 타는 관계로 심한 경우 로또와 비슷하다고 한다. 묘목 시장의 동태와 기존에 식재된 조경수의 현황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하는 이유다. 수종 선택에 대한 정답은 있을 수 없지만 조경수로서 항상 소비되는 기본 수종과 특별히 유행을 타는 수종 등으로 구분해 심어야 할 것이다.

 

또 잘 키워야 한다. 조경수도 품질 결정의 기준이 있으므로 이 기준에 맞춰야 하는 것이다. 수요가 급감하더라도 품질이 좋은 것은 판매가 쉬운 반면, 아무리 해당 수종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더라도 품질이 나쁜 것은 판매가 거의 힘들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조경수 판매에 있어서 품질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빨리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조경수는 나무 밑둥의 굵기가 판매의 기준이므로 빨리 키울수록 자본 회전이 빠르고 부가가치도 커진다. 밑둥의 굵기에 따라 수요량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굵기가 커지는 속도보다 가격이 올라가는 속도가 빠르므로 빠른 시일 내에 굵게 키우는 것이 수익성이 훨씬 좋다. 따라서 조경수 재배에 있어 빨리, 그리고 좋은 품질을 위한 비료치기는 매우 중요하다. 조경수로 성공한 많은 임업인들이 과실수 수준의 시비를 강조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더불어 체계적인 재배 계획을 세워야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예컨대 5㏊의 산에서 직경이 10㎝ 정도의 고품질 조경수를 매년 생산하기 위해서는 1㏊에 약 1,000그루 정도를 연차적으로 심어 매년 수확이 가능하도록 계획을 짜야 한다. 이러면 매년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물론 거름도 잘 주고 품질 위주로 키울 때 가능한 이야기다.

 

조경수를 재배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산지 형태나 조건이 좋고 나무를 잘 키우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산에서 고수익을 올리는 사업으로 조경수 재배가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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