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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농민시장을 통한 지역거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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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태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뉴스레터 세계농업| 2009년 9월
김 태 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미국 농업은 대규모 농장제 농업이다. 그러나 그 속을 자세히 들어다 보면 이외로 영세한 농가도 함께 살아가고 있다. 2007년 농업센서스에 의하면 5년전에 비해 대규모 농장이 늘어나면서도 29만 1,329호의 영세농가가 신규진입하고, 21만 5,519호가 은퇴하여, 7만 5,810호가 순증가하였다. 총농장수는 220만 4,792호로서 1935년 이후 감소추세에서 증가로 반전하였다.

 

영세규모 농가가 증가하는 현상은 지역단위로 소비자와 생산자가 연대하는 직거래방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농업이 글로벌 추세를 견인하면서도 지역단위에서 직거래를 포함한 지역유통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글로벌 추세 속에서 지역유통이 활발하게 전개

 

지역유통의 대표적인 현상이 농민시장(Farmers Markets)과 공동체지원농업(CSA) 등이다. 2007년도 유기농업과 CSA가 각각 20,437호, 12,549호에 달한다.

 

CSA는 직거래의 한 형태로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 소비자는 대금을 선불한 후 일정기간 정기적으로 농산물을 공급받는다. 단지 생산리스크는 소비자가 부담한다. 도시 또는 도시근교지역에서 신규 진입농가들이 사회적 공정이라는 이념을 가지고 소비자와의 연대를 통하여 확산되고 있다.

 

또 농민시장도 2008년 8월 현재 전국 4,685개소, 참여하는 농가는 13만 6,000호에 달한다. 2007년 농민시장에서 판매금액은 12억 1,000만 달러로 호당 평균 8,900달러이다. 이러한 직거래에 참여하는 농가는 도시근교의 입지조건을 살려서 겸업소득으로 가계를 유지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미국에서 농민시장이란 일종의 산지 직판장이다. 상설 점포부터 가설 시장, 그리고 공원 등에서 자동차에 텐트를 설치한 간이 매장까지 다양한 형태가 있다. 신선 채소와 과일을 비롯하여, 육류, 꽃, 반찬류 등 가공품, 빵, 케이크 등이 주로 팔린다.

 

미국 농업부(USDA) 통계에 의하면 농민시장은 최초로 통계를 집계한 1994년 1,755개소에서 2008년 4,685개소로 확대되고 있다. 농업부는 지역산 농산물 수요를 2002년 40억 달러에서 2012년 7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각종 지원을 확충하고 있다.

 

농민시장이 소비자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배경에는 청과물 식중독 사건에 의한 소비자의 식품 안전의식의 고조 속에서 지역농업 유지 의식, 그리고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등이 강하게 작용한다. 소비자가 농민사장을 선호하는 이유는 청과물의 선도와 숙도, 슈퍼에서 입수하기 어려운 다양한 품목, 생산농가와의 인간관계 유지, 농업 생산에 관한 정보 입수, 지역경제나 지역농업에 대한 지원, 농산물 수송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절감 등에 관심이 높아진 결과다. 소비자의 강력한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농민시장이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정부의 지원도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농업부는 농민시장추진계획(Farmers’ Markets Promotion Program, FMPP)에 의한 보조, 영세 경영의 농지구입자금 융자, 저소득계층에 대한 식량지원계획 등을 통하여 농민시장 보급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FMPP는 농민시장을 비롯하여 CSA, 도로변 직판장, 농가민박 등 농가의 다양한 직거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지원사업은 토지 구입이나 시설 설치비용은 지원에서 제외하고 있지만, 출하농가나 경영주체 연수,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통한 광고, 신규 출하자 확보 및 소비자 이용촉진을 위한 행사 개최, 시장 설계 및 디자인, 수송 및 재활용 등에 관한 연구, 신규 진입농가 연수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있다. 지원대상도 농협을 비롯하여 출하농가 조직, 지자체, 대학 등 연구기관, 비영리단체 등이다. 보조금액은 건당 2,500달러에서 최고 10만 달러에 달하며, 2009년도 예산은 500만 달러이며, 2011년도는 1,000만 달러를 책정해 두었다.

 

농민시장에 의한 혜택은 참가하는 영세농가의 소득향상이 가장 큰 효과이다. 소비자는 지역산 신선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동시에, 환경이나 자원 보전, 체험과 영양균형 등 농업의 교육적 효과와 같은 메리트를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인간관계 유지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도 인정된다.

 

생산자의 소득향상, 환경보전, 지역활성화 효과

 

신선한 지역 농산물을 구매하는 운동(Buy Fresh Buy Local)이 미국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의 식품에 대한 안전의식이 높아질수록, 정부 지원이 확충될수록 농민시장이나 CSA에 의한 직거래는 확산될 것이다. 지역유통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농업부는 농민시장 리스트와 상품에 관한 정보를 인터넷으로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서 직거래는 농민시장과 CSA 이외에도, 도로변의 무인판매소나 농장에서 직접 판매하는 사례도 있고, 또 소비자가 채소나 과일 농장에 들어와서 자유롭게 수확한 후 대금을 지불하는 유픽크(U-Pick)도 성행하고 있다. 글로벌 유통에 대응하여 생산자와 소비자가 연대하여 식품에 대한 안전과 안심을 제고하고 지역활성화를 도모하는 직거래나 지역유통이 강조되고 있다. 이것이 미국사회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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