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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세계최강 농업강국으로 성장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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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태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뉴스레터 세계농업| 2009년 02월
김 태 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브라질은 2002년 미국·호주를 제치고 농산물 순수출액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이후 생산 증대와 수출 확대를 계속하는 세계 최강의 농업대국이다. 농업보호 수준은 구미제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를 배경으로 DDA 협상에서도 주요 20개국 그룹(G20)을 선도하면서 발언권을 높여나가고 있다.

브라질은 광활한 토지를 배경으로 남반구 최대의 농산물 생산과 수출국으로 등장하면서 미국에 대항하여 남미 통합을 주도하고, 중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와는 푸드체인을 확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농산물 수출국은 북반구에 대부분이 위치하고 있었으나 아르헨티나·호주와 함께 브라질은 남반구의 이점을 살리고 있다.

 

브라질에서, 중국·일본 등으로 푸드체인 확장

 

브라질은 세계 1위의 농산물 순수출국이다. 사탕·에탄올·커피·오렌지주스·담배 등이 생산량과 수출량에서 1위 품목이며, 쇠고기는 생산량 2위(수출량 1위), 대두 2위(2위), 닭고기 3위(1위), 옥수수 3위(4위), 돼지고기 4위(4위) 등이 상위 품목이다. 품목 구성으로 보면 전통적인 커피에서 소득탄력성이 높은 대두나 식육까지 분포되어 있는 것이 강점이다.

주요 수출품은 대두·대두박·대두유 등 대두 관련제품을 비롯하여, 식육·목재·사탕·알코올 등이다. FAO 통계에 의하면 2006년 농산물 수출액은 347억 달러, 수입액은 47억 달러로서 30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등 국가 전체 흑자의 80%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대두 생산과 수출의 신장세가 빠르다. 미국 농무부에 의하면, 2008/09년 세계 대두 생산량은 2억 2,400만톤, 이중 수출량은 7,48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3대 생산국은 미국(8,050만톤), 브라질(5,700만톤), 아르헨티나(4,380만톤)로서 세계 생산량의 81%, 수출량의 92%를 차지한다.

대두는 그동안 미국이 최대 생산국이면서 수출국이었다. 1990년대 이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대두 생산이 급증하면서 양국의 생산과 수출이 미국을 능가한 것이 2002년이며, 최근까지 이러한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2008년 브라질의 대두 수출량은 2,490만톤으로 미국에 이어 2위이며, 중국에 1,000만톤 이상을 수출한다. 브라질 중부지역의 열대초원지대 '세라드'를 중심으로 생산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대두 생산과 수출이 급증한 배경에는 세라드라는 토지조건과 정부의 기술개발, 그리고 곡물메이저의 애그리비즈니스 확대 등을 지적할 수 있다. 특이한 현상은 곡물메이저의 비즈니스에 의한 증산이다. 곡물메이저가 고금리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대규모 농가에게 영농자금을 융자하여 생산을 늘리고, 이를 중국이나 일본으로 수출하는 일종의 푸드 체인을 구축한 결과 생산이 대폭 늘어났다고 보고있다.

일본 농림중금의 리얀웨이(阮蔚)에 의하면(農林金融, 2008. 9), ADM, 벙기(Bunge), 카길(Cargil), 루이 드레퓌스(Louis Dreyfus) 등 소위 메이저 'ABCD'가 브라질에서 농가에게 영농자금을 지원하여 대두 생산을 확대하는 한편, 중국에 제유회사를 설립하여 판매처를 확보함으로써 브라질산 대두의 판로를 개척하였다. 또한 이 4대 메이저가 중국 수입대두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브라질은 국가 재정상 농업보조금이 적은 편이고, 이자율은 높다. 세라드 지역의 농가는 토양개량 등의 운전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특히 대규모 농가는 영농자금 문제와 판로문제를 안고 있었으나 곡물메이저가 진입하여 생산물을 담보로  영농자금을 융자하는 것으로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였다. 세라드 지역은 토지가격이 남부지역에 비해 싼 편이어서 호당 규모는 800ha에서 2000ha에 달한다.

한편 세라드 지역에 대해서는 대립되는 견해가 있다. 대두 식부면적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아마존 유역의 산림 파괴나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장기적으로 생산 제약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반면에 새롭게 산림 파괴를 하지 않더라도 과거 개간한 목초지를 재개발하거나 기술개발에 의한 식부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옥수수는 지금까지 세라드에서 재배되지 않았지만 열대성 품종이 개발되고, 대두의 병충해 억제를 위한 대두·옥수수 윤작이 늘어나면서 증산의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곡물메이저, 브라질에서 집하·가공능력 확대

 

주요 수입국의 사정을 보면 중국·일본·한국에서 사료용 옥수수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에 옥수수 수출국인 중국이 중장기적으로 수입국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곡물메이저는 브라질에서 집하·가공 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동북아로의 수출·가공을 확대하는 비즈니스를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농업은 높은 이자율에 의한 생산비 압박을 비롯하여, 환율 인상에 따른 비료·농약 등 수입 원자재의 가격 상승, 국내 수송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렇지만 유리한 토지조건과 곡물메이저의 비즈니스가 결합되어 1990년 중반 이후 급속한 농업성장을 가져왔다. 수입국 한국도 세계 농산물 비즈니스 지도가 변화하고 있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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