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목록

KREI 논단

KREI 논단 상세보기 - 제목, 기고자, 내용, 파일, 게시일 정보 제공
R&BD로 성장동력 만들자
3386
기고자 김정호
농민신문 시론| 2008년 12월 19일
김 정 호  (부설 농림기술관리센터 소장)

 

최근에 농업 총생산액이 감소하면서 신성장동력 발굴이 농업계의 이슈가 되고 있다. 정부는 농정의 범위를 식품산업까지 확장하고 농자재산업을 포함해 전후방산업을 연계한 고부가가치 복합산업화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했다. 농식품의 내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공세적인 수출 전략도 추진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정책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연구개발(R&D)이다. 그런데 농업분야 연구는 민간부문의 투자가 미흡해 정부 재정으로 기술을 개발해 보급해왔다. 사회간접자본(SOC) 성격의 공공기술인 셈이다. 이런 기술 개발에는 취약점이 있다. 신기술의 활용이나 사업화가 특정화되지 않아 주인없이 사장되거나 농업의 특성상 가시적인 효과를 얻기까지 상당한 기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연구자들 중에는 아직도 최종보고서 제출로 연구목적을 달성했다고 하는 사고방식이 남아 있다. 그러나 보고서나 논문으로 발표되는 공지 기술은 재산적 가치가 없으며, 기술 정보를 보편화하는 효과가 있을 뿐이다. 신기술은 특허로 출원되어 지적재산권을 취득하거나 제품개발로 사업화해야 비로소 부(富)가 창출된다. 나아가 신기술이 보편화되기 전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상품화와 동시에 고객 지향적인 마케팅 전략이 긴요하다.

 

이제 농업기술 개발도 적극적으로 사업화와 연계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농산업이 신기술을 활용해 우수한 제품 및 서비스를 생산하고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면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이를 ‘알앤비디’(R&BD ; Research and Business Development)라고 하는데, 연구의 초기 단계부터 사업성을 검토하고 연구를 수행하면서 사업화가 가능하도록 단계마다 연구 방향을 조정해 나감으로써 성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R&D가 연구와 개발을 별개로 다룬 것과 달리 R&BD는 산업체의 비즈니스 전략과 연관된 연구와 사업개발이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즉 기술개발과 사업개발 그리고 시장개발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구현되는 시스템이다.

 

이런 맥락에서 농림기술개발사업은 2006년부터 기술 사업화를 연계한 지원방식으로 전환해 추진하고 있다. 모든 연구과제에 산업체가 참여하도록 하고 연구비를 부담하는 조건을 의무화했다. 특히 금년에 출범한 ‘농산품수출연구사업단’은 대학과 기업체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가 결합한 혁신 클러스터 형태로 추진하고 있다.

 

성공적인 R&BD를 위해서는 기술의 양적 생산 중심에서 질적가치 창출로 전환해야 하고, 사업화 단계의 모든 연구개발도 당연히 시장에서 가치가 높게 발현될 가능성이 높은 방향으로 집중되어야 한다. 더불어 신기술의 사업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술금융 투자를 비롯해 기술경영 컨설팅과 창업보육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 농업이 이만큼 발전한 배경은 우수한 인재와 과학기술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우리 농식품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향해 기술자원을 성장동력화하기 위한 연구자들의 실천이 필요한 때이다.

파일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