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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챙겨봐야 할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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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최세균
농민신문 기고| 2008년 12월 10일
최 세 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국회 비준 문제가 논란을 겪으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계속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타개책의 하나로 칠레와 FTA 협상을 시작한 바 있다.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더욱 개방적인 경제정책을 추진해야 하며, 이러한 맥락에서 FTA 협상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FTA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거대 경제권, 차세대 세계경제 주도국, 자원부국 등을 대상으로 FT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거대 경제권인 유럽연합(EU) 27개국과의 FTA 협상은 내년 초에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 EU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교역 대상국으로, 2007년 한해에 우리나라는 192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FTA 협상은 이러한 교역 패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7년간 EU로부터의 농산물 수입은 9억달러에서 19억달러로 두배 이상 증가했으나 EU 수출은 5,000만달러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EU와의 협상은 돼지고기·닭고기·낙농품·일부 원예작물 등을 중심으로 우리 농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돼지고기를 비롯한 축산물 수입증가는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축산농가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

 

차세대 세계경제 주도국으로 예상되는 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 등도 우리나라의 주요 FTA 대상국이다. 인도와의 협상은 실질적으로 타결된 상태로 우리 농업부문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국·브라질 등과의 협상은 검토단계에 있다. 자원부국인 걸프협력회의 6개국과는 협상을 시작했고, 호주·뉴질랜드·페루 등과도 추진중이다.

 

내년 FTA 협상과 관련해 눈여겨봐야 할 대상국은 페루·호주·뉴질랜드이다. 페루는 경제성장 가능성이 높아 수출증대 효과가 기대되고 자원의 안정적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페루에서 수입하는 상품은 수입액 기준으로 93%가 이미 무관세이기 때문에 농업부문에 민감한 협상 이슈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호주·뉴질랜드는 농업부문이 민감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호주는 인구 2,000만명에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는 큰 시장이다. 우리나라 자동차·휴대전화·텔레비전 등의 수출확대가 예상되고, 풍부한 광물자원도 우리나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뉴질랜드도 호주에 비해서는 인구가 적고, 국민소득도 떨어지지만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우리와의 협력이 기대되고, 방송이나 인력 이동 분야의 협력을 통한 상호 이익도 예상된다.

 

그러나 EU·호주·뉴질랜드 등과의 협상은 축산물·원예작물 등 농업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가 추구하는 기대효과를 최대화하면서 농업분야 피해를 최소화할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한 정부의 치밀한 협상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농업인 또한 미국과의 FTA는 물론 현재 진행되고 있는 FTA 협상에 더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통해 권익을 지켜나가는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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