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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기대하는 시민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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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이규천

농수축산신문 시론| 2008-01-29
이 규 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설 농림기술관리센터소장)

 

클린턴 정권이 출범할 즈음에 정권인수의 핵심적 화두가 정부의 재탄생이었다. 정치·경제적 거함이었던 미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역할의 변화를 강조하였다. 핵심적 내용은 “어떻게 기업가적인 정신을 공공부문에 녹아들게 하여 정부를 변화시킬 것인가?”였다. 우리나라도 지금 정권교체기를 맞아 정부구조와 역할의 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러나 당시 미국사회와 지금의 우리는 큰 차이가 있다. 사회적 갈등 없이 새 정부의 구상을 지켜보고 어떻게 도우며 동참할 것인가를 고민했던 미국 국민들과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근시안적인 이기주의적 주장으로 사회를 시끄럽게 하는 모습이 너무나 다르다. 옳고 그름을 떠나 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말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분위기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사회를 선도할 위치에 있는 지식인, 정치인,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 판단으로 세상을 본다면 우리의 미래가 밝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를 느끼면서 정부의 역할 변화를 위해 미국이 추진하여 10년의 경제성장을 하도록 했던 몇 가지 아이디어를 소개하려고 한다.

 

변화의 기본전제는 기업가적 정부의 출현이다. 정부의 역할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정부가 효율적이고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역할 변화에 대한 원리는 결과, 고객, 분권화, 국민보호, 그리고 시장 혹은 시스템이다. 소위 데밍(Deming)이 말하는 ‘사명지향적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대안으로 첫째, 작으면서 강한 정부의 지향이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는 방향타 역할을 하고 실제 노를 젓는 것은 지방으로 분산시켜 그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다. 방향타 역할의 중요성은 세계경제의 출현으로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 국가의 미래를 고민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변화에 대한 거대한 압력이 있지만 사회지도층은 특수이익보다는 국가전체의 일반이익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

 

둘째, 지역사회 소유의 정부를 만드는 것이다. 좋은 주민은 강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앙과 지방이 연결된 시스템 보다는 지역사회가 스스로 보살핌을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 경쟁적 정부를 만드는 것이다. 경쟁은 혁신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경쟁은 조심스럽게 구조화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넷째, 규율지향적 정부를 사명지향적 정부로 만들어야 한다. 규칙이나 형식주의는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지만 좋은 일이 발생하는 것도 방해한다. 나쁜 일의 발생을 방지하며 좋은 일이 발생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명지향적 정부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사명지향적 조직은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며 혁신적이고 융통성이 있으며 사기가 높아진다.

 

다섯째, 고객지향적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관료제의 욕구보다 수요자의 욕구에 부합되는 정부를 말하며, 국민에게 책임지고, 덜 정치적이며, 혁신을 촉진하고 국민이 선택하며 낭비를 최소화하고 형평성에 대한 기회를 창조하게 하는 것이다.

 

여섯째, 예측 가능한 정부를 만드는 것이다. 즉 앨빈 토플러가 말하는 ‘예측 가능한 민주주의’ 처럼, 미래지향적 정부를 만드는 것으로써 미래의 기회와 문제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정부나 정치체제가 되어야 한다. 이는 사회 지도층 인사가 장기적인 국가이익을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질 것을 전제로 한다.

 

마지막으로 분권화된 정부와 시장지향적인 정부를 만들어 지역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민간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역할, 국민에 대한 교육자로서의 공인들, 권리중심적이기 보다는 의무중심적 사고 속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정부가 탄생되어 사회악이 감소되고 자유롭고 편안한 국가 속에서 살아가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정부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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