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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사회에 농촌의 미래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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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시현
농민신문 기고| 2008-01-25
박 시 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우리나라처럼 인터넷 사용이 편리한 나라도 많지 않은 것 같다. 국민의 인터넷 가입자 비중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2005년에 이미 세계 1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전국 가구의 99%가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됐다고 한다. 지난해 10월에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와이브로(WiBro, 합성어로서 무선으로 넓은 주파수대의 인터넷 기술이 가능) 기술이 3세대 이동통신의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는 낭보도 있었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정보와 통신기술의 발달로 우리 사회는 이미 유비쿼터스 사회의 초기 단계에 진입해 있다고 한다. 유비쿼터스 사회는 예를 들어 나이가 들어 컴퓨터를 할 줄 모르는 사람도, 인터넷 접속이 안되는 심심산골에서도, 본인이 알거나 알지 못하는 사이에도 사람들은 항상 컴퓨터 환경과 접속돼 외부와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사회를 말한다.

 

이 같은 환경이 구현되면 당연히 농촌에서도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에 많은 변화가 초래될 것이다. 이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면 우리는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농촌의 비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유비쿼터스 환경은 그동안 농촌의 경제활동에 걸림돌이 됐던 장소적인 제약을 완화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유비쿼터스 환경에서는 농촌의 의료 및 보건 환경이 획기적으로 변할 수 있다. 고령자는 본인이 의식하지 않아도 자기 몸에 부착된 센서 등을 통해 건강상태가 지속적으로 체크된다. 따로 신호를 보내지 않아도 지역의 응급센터에 자동적으로 정보가 전달돼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다. 모든 진료기록 카드가 완전 온라인되고 화상전화 등을 활용한 원격의료가 가능해 농촌에서도 대도시 일류 병원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유비쿼터스 시대에는 농업이 성장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도 많다. 유비쿼터스 환경으로 훨씬 과학적이고 시장지향적인 농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농민은 자기 휴대전화를 가지고 밭에 나가기만 하면 작물을 언제 수확하고 누구에게 팔아야 좋을지 바로 알 수 있다. 그 휴대전화 속에는 센서와 컴퓨터가 들어 있어 작물의 상태가 감지되고 그날의 시황을 분석해 가장 좋은 수확시점과 판로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또한 휴대전화 등을 통해 누구라도 쉽게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어 자영농업인의 경제활동 기회도 증가할 것이다.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농촌 쾌적함은 경제활동의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사람들 중에는 도시보다도 농촌에서 조용히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일부 선진국의 농촌에서 이미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는 텔레워크(재택근무)와 소호(SOHO) 라고 부르는 소규모 자영업자의 농촌입지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혹자는 유비쿼터스 환경에서는 정보와 지식이 집적하는 대도시로 경제적 집중이 강화될 것이라고도 한다. 농촌 내부에서도 지식을 창출하고 정보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말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이 예상되기도 하지만 인터넷의 보급이 농촌의 경제활동을 한차원 높인 경험에 비춰 볼 때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농촌의 비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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