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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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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가 고공행진 계속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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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성명환
농촌여성신문 기고| 2007-11-19
성 명 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국제 곡물가격이 계속 상승하면 농산물시장 개방이 확대돼도 식량의 안정적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멕시코는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라 싼 값으로 옥수수를 도입, 옥수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산 옥수수 물량 부족으로 값이 폭등하자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옥수수로 만든 멕시코의 주식인 토티야의 가격이 세배로 뛰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도 과거 식량폭등 경험을 되새겨 밀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2007년 11월 14일 현재 국제 밀의 선물가격은 톤당 284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옥수수의 선물가격은 2007년 2월 165달러까지 상승했다가 현재 151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현물가격은 304달러를 기록, 선물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대두 선물가격은 392달러로 전년 대비 60% 상승했다. 반면, 현물가격은 518달러로 사상 최고치이다.

 

최근 국제 곡물가의 급격한 상승은 바이오 연료용 곡물수요 증가 외에도, 주요 곡물 생산국들의 작황 부진, 개도국들의 경제성장에 따른 식량 및 축산물 수요 증가, 고유가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초래됐다. 2006년 이상기후로 호주의 밀 생산량이 대폭 감소해 밀 가격이 상승하면서 시작됐다.

 

과거 곡물가격이 급등한 원인은 주로 흉작과 같은 공급부족에서 비롯됐다. 생산량 확대 노력으로 이어지면 곧바로 가격이 안정됐다. 그러나 현재의 가격 폭등은 연료붐에 의한 것이어서 엄청난 생산증가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개도국의 높은 경제성장으로 곡물수요가 증가한 것은 또 다른 이유다. 반면, 지구온난화·농업생산성 둔화는 생산 증대에 한계를 드러낸다.

 

1970년대 초 식량위기를 겪은 이후, 세계 각 국은 식량증산에 노력해 1990년대 초반까지 생산량이 안정적으로 늘어났다. 곡물재고율도 1986년에는 35% 수준까지 높아졌다가 1994년 말부터 감소되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 차원에서 현재의 농업기술과 생산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 앞으로 당분간 식량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낙관론도 있다. 하지만, 최근 세계 곡물 재고량이 급격히 줄면서 곡물수급 상황이 다시 악화돼 식량위기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곡물자급률이 낮기 때문에 국내 곡물시장은 국제 곡물가격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국제 곡물시장의 변화 추이를 살펴볼 때 앞으로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곡물 수입국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머잖아 다가올 식량확보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대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국내 식량공급 능력 확대, 해외로부터의 안정적 공급 가능성 확보 등 국가 식량안보 차원에서 필요한 곡물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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