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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대, 이젠 스마트 농민이다 새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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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병률

농민신문 기고 | 2024년 8월 19일
김 병 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


‘스마트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2027년까지 농업생산 기술의 30%를 스마트로 전환하게 된다. 스마트농업 산업지구도 조성하고, 스마트 농업교육·스마트농업 관리사 자격제도 생긴다. 스마트팜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적극 수출하고 스마트팜 시설을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 수출해 농업생산도 글로벌화해 세계인에게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와 함께 ‘K-스마트팜’을 심겠다는 야심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팜은 미래농업이다. 첨단 기술, 디지털 전환,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AI)과 로봇, 무인자동화 등 첨단 기술의 총아다. 스마트팜 온실재배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최적의 농산물 생산방식이며, 노지채소·과일·곡물 등 노지 스마트팜은 기계화·무인화·자동화로 인력 투입을 최소화하고 편농(편한 농업)을 지향하는 생산방식이다. 우리 농업뿐 아니라 세계 농업이 추구하는 공통적인 방향이다.


이미 6년 전부터 정부에서 전북 김제, 전남 고흥, 경북 상주, 경남 밀양 등 4개 지역에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조성해 청년농을 중심으로 스마트팜을 집중 육성하기 시작했다. 노지스마트팜사업도 3년 전부터 충북 괴산, 경북 안동 등에서 시작해 확대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오래전부터 수직농장(vertical farm), 스마트팜 등 첨단 실내 채소 재배시설로 큰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축산은 이미 상당 수준 앞선 곳이 많다. 양돈장과 산란계농장이 지능형 스마트농장으로 변해 사료 급이와 달걀 생산부터 세척·포장까지 무인화·자동화됐다. 젖소농장의 로봇착유시스템, 축사관리와 가축질병 모니터링 관리가 원격 통제되고 자동화됐다. 스마트축산 도입 농가는 지난해까지 7265농가에 달하고 전업 축산농가의 4분의 1 수준에 달한다.


스마트팜·스마트농업은 지능형 농업이라 하고, 첨단 농업의 보다 멋진 표현인 것 같다. 공산품을 첨단 시설에서 생산하는 공장을 스마트팩토리라 하는데 실상은 대부분의 공장 내 작업을 로봇에 맡기는 로봇이용형 생산공장이다. 공장 내 작업인력이 로봇과 함께 작업하는, 어딘가 모르게 다분히 비인간적인 산업 현장이다. 반면 스마트팜의 농산물 생산 과정은 동식물 생명체를 뿌리고 키우고 수확하는 작업의 재배 또는 사육 환경관리, 양분 공급과 사료 급이, 병충해와 질병 관리, 수확물 관리와 수확작업 등을 스마트한 시설과 장비로 농민이 스마트하게 수행하는 다분히 인간적인 생명산업의 현장이다.


이제 스마트농업을 담당하는 농민을 ‘스마트농민’으로 부르자. 스마트농업을 담당하는 전문가에는 청년농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도시의 비농업분야 중 첨단 기술을 담당하거나 건축가 등 세련된 전문가들이 심지어 스마트농업 시설, 장비, 시스템을 직접 구축해 운영하는 창의적인 사업가들이 포함돼 있다. 그러기에 스마트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스마트 스페셜리스트(smart specialist)다. 첨단 농업의 나라 네덜란드에서는 실제로 농민을 전문농(스페셜리스트)이라 한다.


농업생산부문만을 스마트농업이라 하지 않는다. 스마트팜뿐 아니라 전후방 연관 산업인 농자재와 플랜트, 농산물 전처리와 가공, 농산물 유통까지도 광의의 스마트농업에 포함된다. 스마트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공동판매하는 지역농협과 품목농협 등 농협을 ‘스마트농협’으로 만들고, 소비자에게 스마트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도매시장도 ‘스마트 도매시장’으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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