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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1호 문건과 농촌진흥 새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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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전형진

한국농어민신문 기고 | 2024년 6월 16일
전 형 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중국사무소장)


중국에서는 매년 상급 조직이 하부에 첫 번째로 하달하는 문서를 1호 문건이라고 칭한다. 일반적으로 당해연도의 업무 추진 방향과 과제 또는 주요 현안 관련 조치 사항이 담긴다. 중앙 1호 문건은 말 그대로 중앙이 하달하는 첫 번째 문서다. 여기서 중앙은 실질적인 최고 권력기관인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를 의미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중국의 정치체제는 공산당조직과 국가조직이 중첩되고 당조직이 국가조직을 영도하는 구조로, 공산당 지도부가 곧 국가 지도부다. 다시 말해 당이 곧 국가인 당 국가체제다. 이런 까닭에 중앙 1호 문건은 중국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중국공산당의 최대 관심사가 반영된 공식 문서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신중국 건립 이후 올해까지 농업농촌과 관련된 중앙 1호 문건은 총 26건에 달한다. 이 중 5건은 개혁개방 초기인 1982년부터 1986년까지 5년 연속 발표됐다.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분권화 및 시장화 단계의 농업분야 개혁을 당과 정부 차원에서 승인·보장하고 이를 토대로 시장 지향적인 농업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하는 과정에서 2000년대 들어 농업 생산성 정체, 도농 간 격차 확대 등 농업농촌 관련 문제들이 부상하면서 2004년에 재차 농업농촌 관련 중앙 1호 문건이 등장했다. 이때부터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함께 중앙행정기관인 국무원이 공동 명의자로 추가됐다. 당과 정부가 당조직과 정부조직에 동일하게 하달하는 일종의 지침으로서 중앙 1호 문건의 특별한 의미가 배가됐다. 농업농촌과 관련된 중앙 1호 문건은 2004년을 시작으로 매년 연속해서 발표됐으며 올해로 21년째다. 이는 신중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로서 이른바 삼농(농업·농촌·농민) 문제 해결이 중국공산당과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임을 반복적으로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이제 중국에서 중앙 1호 문건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삼농 문제를 중시한다는 의미의 고유명사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2021년부터 4년 연속 중앙 1호 문건의 핵심 키워드는 농촌진흥이 차지하고 있다. 농촌진흥전략은 2000년대 중반 등장했던 사회주의신농촌건설전략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장기 농업농촌발전계획과 다름없다. 농촌 지역의 산업, 환경, 문화, 자치, 민생 등 5대 영역의 달성 목표와 추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각 영역별 달성 목표는 각각 산업진흥, 생태환경개선, 문화진흥, 효과적 거버넌스 구축, 민생개선(생활수준 향상)이다.


농촌진흥전략은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시간표(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 세계 1위 국가로 부상하고 2050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실현)’와 관련해 전략적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인 삼농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기에 농촌진흥전략을 통해 삼농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2017년 제19차 당대회에서 농촌진흥전략이 제시된 후 2018년에 국가농촌진흥전략규획(2018~2022년)을 제정하고 2021년에 국가향촌진흥국 설립 및「향촌진흥촉진법」제정 등 전면적 추진을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 또한, 올해부터는 시진핑 주석이 2003년 저장성 당서기 시절 추진했던 농촌진흥 프로젝트인 ‘천만공정(千万工程)’의 사례를 전국적으로 보급해 농촌지역 생활환경 개선 등 농민들의 숙원사항 해결을 출발점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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