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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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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1년 농정과 격동의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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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손재범
농경나눔터 농정포커스 | 2011년 12월호
손 재 범 ((사)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 사무총장)

 

 11월 22일,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여당의 강행 처리로 통과되었다. 투자자-국가 소송(ISD) 등 여러 독소 조항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농업 분야의 각종 대책들이 명확히 결론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 FTA 비준안이 강행 통과되어 일선 농업인들의 걱정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1년이 마무리되기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의 농업·농정을 회고하고, 총선과 대선을 계기로 거센 소용돌이에 접어들게 될 2012년의 농업·농정 전망을 가늠해볼 때다. 연초 전국을 휩쓸면서 우리나라 축산업을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뜨렸던 구제역 사태의 큰 시련도 있었지만,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농협중앙회 신경분리(사업구조 개편)을 골자로 한 농협법 개정은 물론 국내 최초 진안군 농어업회의소의 설립을 기점으로 민관 협치 농정 거버넌스를 일보 진전시키는 소중한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상호 이해와 소통으로 농업·농정의 난제 해결에 힘쓴 2011년

 

 유난히도 농업·농정의 어려운 과제들이 많았던 올해, 농업계는 물론 정부와 정치권이 활발한 소통을 통하여 상호 이해와 공감을 내실화함으로써, 농정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해 나갔다는 점을 높게 평가해야 할 것이다.

 

 올해 초까지 난항을 겪고 있던 농협법 개정, 동시다발적 FTA에 대응한 피해보전직불제 지원 조건 개선, 공영도매시장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농안법 개정, 후계농업경영인 병역특례 제도 유지 등의 해묵은 과제들이 의미 있는 진전을 거두었다. 특히 이들 농정 과제들의 해결을 위해 정부와 국회, 한농연 등 농업인단체가 함께 적극적인 토론과 정책 조율을 통하여 해법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농연은 한·미 FTA의 국회비준을 앞둔 시점에서 피해보전직불제 등 농업 분야 대책을 주도적으로 마련하여 뜻을 같이 하는 농업인 단체들과 함께 요구하였다. 이에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이를 적극 수용해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는 13개 요구사항을 마련하여 정부에 건의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10월 31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농업 분야 대책에 대해 대폭 수용하는 것으로 여야정 합의를 도출하기까지 하였다.

 

 물론 위의 여야정 합의사항이 FTA 비준 정국 속에서 명확히 결론지어지지 못한 상황이지만, 정부 여당은 물론 야당 또한 실질적인 농업 분야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여야정 합의사항에 기초한 농업 분야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해 전망과 농정이 나아가야 할 길

 

 총선과 대선을 앞둔 내년 2012년에는 농업·농정 분야 또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거센 소용돌이에 접어들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2012년 3월 2일로 예정된 농협중앙회 신경분리(사업구조 개편)가 본격화됨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물론 일선 농축협의 사업 체계 전반의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지방선거와 올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확인했듯이,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도시민과 농업인들의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보더라도, 한·미 FTA 국회비준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미국이 주도하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대항하여 중국이 한·중 FTA를 서두를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농산물 생산비의 급등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는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농업 분야의 국내외 여건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본격적인 총선 및 대선 정국으로 들어서는 정치 일정을 감안한다면 농업·농정 현안의 장기간 표류마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총선 이후 국회가 ‘여소-야대’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자칫 거대 야권과 정부-여당 간의 의견 충돌이 격화되면서 당면 농정 현안에 대한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해결이 어려워질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생각해보면, 우리 농업·농촌 및 농정의 역사는 끊임없는 시련과 도전의 역사였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사회 전반의 격변을 가져오게 될 2012년 임진년(壬辰年), 농업·농정에 있어서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커다란 도전과 시련 속에서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공교롭게도 420년 전 임진년에는 민족의 최대 위기였던 임진왜란이 일어났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10만 양병설을 강조했던 율곡 이이 선생의 혜안은 물론, 수군(水軍) 전력을 정비·육성하여 왜군을 격파했던 이순신 장군의 철저한 준비와 용기가 우리 농업계에 절실히 요구되는 2012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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