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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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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개발원조 확대와 전문 인력 확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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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박성재
농수축산신문 시론| 2010년  12월  21일
박 성 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 농업의 발전경험과 기술을 전수할 농업기술센터 설립사업의 기초조사를 위해 아프리카 모잠비크에 다녀왔다. 이 나라는 인구의 80%가 농촌에서 살고 경작 가능 토지의 90%가 놀고 있으나, 농민은 하루 한 끼밖에 먹지 못하는데도 식량의 80%를 수입하고 있다. 영농계획서만 내면 원하는 만큼 농지를 주겠다는데도 괭이만 들고 농사짓는 농민에겐 제 가족 먹이기에도 부족한 땅도 힘겹다. 물은 풍부하지만 관개가 안 되어 있으니 토지생산성은 형편없다. 풍부한 자연자원과 넘쳐나는 인력을 두고도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나라에 꼭 새마을운동의 정신과 방법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잠비크 농업부 차관에게 농업기술센터의 교육프로그램으로 쌀, 채소, 옥수수 재배기술 과 새마을운동, 농기계 교육이 좋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는 한국의 지원에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소형관개 시설의 구축과 관리 모델, 유통, 저장, 가공분야의 기술도 보급해줄 것을 부탁했다. 특히 채소는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발전된 한국의 기술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하였다. 농업개발원조에 대한 수원국의 입장과 개발수요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았다.

 

  정부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으로서 국격에 걸맞은 개발원조의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지원대상국의 대부분이 농업국이면서도 식량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에서 농업기술 지원은 대단히 중요하다. 문제는 농업기술 지원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전문 인력 확보가 큰 난제가 될 것 같다는 것이다.

 

  외국에 나가 기술 지도를 하려면 해당분야의 기술과 지식 외에도 외국어 능력, 체력, 봉사정신, 열정 등이 필수적인 요소로 따른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을 갖춘 전문가는 부족하고 앞으로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도 없다. 반면에 수요는 급격히 늘어날 것이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세계 각지에서 한국의 발전경험을 배우자는 나라가 늘고 있다.

 

  제한된 인력으로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기술전수 수요를 충족시켜주려면 한 사람이 여러 분야를 가르칠 수 있다면 효과적일 것이다. 분야에 따라서는 반드시 오랜 경험과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며 단기교육으로 해결 가능한 분야도 있다. 분야별 교육내용도 가르치는 사람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도록 표준화시킨다면 더 빨리 인력을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개발원조 업무를 수행할 전문 인력에게 일정기간 교육·훈련을 통해 필요한 교육능력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술과 지식교육 외에도 그 나라의 문화와 생활방식 등 적응지혜를 가르쳐준다면 좋을 것이다. 선진국들이 범했던 원조실패 사례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전문 인력의 확보와 활용을 통해 기술전수 능력을 실질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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