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발표한 2010년 농림수산식품부의 4대 추진과제 중 하나가 안전한 농식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안전한 농식품을 공급하기 위한 선결 조건 중 하나는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농식품, 특히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 신뢰 구축을 위해 정부는 최근 쇠고기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와 쇠고기 이력제를 시행하였다. 두 제도 모두 쇠고기 시장에서 유통의 투명성을 제고하여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려는 정책이다.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강화

2000년 이후 쇠고기 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수입이 증가하고 국민 소득 증가에 따라 쇠고기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국내 쇠고기 시장에서 둔갑판매가 현안이 되었다. 수입육이 국내산으로 혹은 국내산 육우가 국내산 한우로 둔갑되면서 국내 유통 시장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이로 인해 국내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도 큰 피해를 보았다.

이에 정부는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하고, 국내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1991년 7월 1일 수입 농산물의 원산지 표시제를 도입하였다. 2007년 1월 1일부터 300㎡ 이상 규모의 일반 음식점에서 구이용 쇠고기에 한해 이를 판매할 때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하였다. 최근 농산물품질관리법이 개정되면서 2008년 7월 8일부터는 쇠고기를 조리, 판매, 제공하는 모든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위탁급식소, 집단급식소에서 원산지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법이 확대 개정되었고 그에 따른 단속과 처벌도 강화되었다.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로 음식점에서 한우 소비 증가

쇠고기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의 효과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시중에 한우로 유통되는 부정육의 유통 물량이 감소하면서 국내산 한우가 제대로 그 값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소비자가 쇠고기에 대한 정확한 원산지 정보를 제공받게 되어 소비하는 쇠고기에 대해 보다 신뢰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쇠고기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의 시행은 쇠고기 수요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일반 소비자가 음식점에서 쉽게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됨에 따라서 쇠고기를 조리, 판매하는 다양한 음식점에서 한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2009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전에 음식점에서의 한우고기 사용비율이 46.1%였는데 제도 시행 이후에 75.0%로 28.9%p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한우 정육점형 식당과 한우 직매장의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 이력제 시행으로 시너지 효과 기대

쇠고기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가 유통 분야, 특히 음식점에 국한된 제도라면 쇠고기 이력제는 생산에서 유통, 소비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국내산 쇠고기의 이력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보다 포괄적인 제도이다.

쇠고기 이력제는 2007년 12월 21일 「소 및 쇠고기의 이력추적에 관한 법률」이라는 이름으로 제정·공포되었다. 시범사업을 거쳐 2008년 12월 22일부터 사육단계부터 본사업이 시행되었고 2009년 6월 22일부터 유통단계까지 제도가 확대되어 시행되었다.

쇠고기 이력제는 소의 출생에서부터 도축·가공·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정보를 기록·관리하여 위생·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이력을 추적하여 신속하게 대처하고자 하는 제도이다. 쇠고기 이력제의 시행으로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와 더불어 쇠고기 유통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원산지에 대한 허위표시나 둔갑판매 등이 방지되고, 판매되는 쇠고기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 수 있어 소비자가 안심하고 쇠고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쇠고기 이력제는 유통경로의 투명성, 거래의 공정성을 높이고 원산지 허위표시 등 둔갑판매 방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생상 문제가 발생할경우, 신속하게 원인을 규명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문제가 되는 식육을 곧 바로 회수할 수 있어 이로 인해 소비자가 입을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소의 혈통, 사양정보 등을 통합 관리하여 가축개량과 경영개선 등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 시행을 발판삼아 한우산업 도약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제도 시행에 따른 한우 가격 상승과 그에 따른 농가 소득 증대 그리고 한우에 대한 소비자 신뢰 제고로 한우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와 이력제 모두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는 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 그 자체가 수입육과의 가격 또는 품질 경쟁에서 차별성을 보장해 주는 제도는 아니다. 원산지 표시제와 이력제의 시행으로 한우 산업이 받은 혜택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들 제도가 한우 산업의 성장을 계속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생산비 절감, 우수등급출현율 향상, 위생과 안전성 제고 등 지금까지의 노력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국내 한우 산업이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내 소비자의 요구 사항을 충실히 모니터하고 반영하는 노력이 꾸준히 이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