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구 필요성과 목적
이 연구는 APEC 역내 인구의 폭발적 증가와 소득 수준의 급속한 성장이 식품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회원국 공동으로 연구 분석하기 위한 식량작업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로 추진되었다. 따라서 아태지역은 물론 세계 전체 의 식품 생산,
소비, 재고 및 교역의 동향과 변화 추세를 고찰하고 식품수급의 변화요인 등을
분석하였다. 또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식품 수급 문제를 전망하고 식품
교역 정책 등에 관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2000년대 우리나라의 농산물 무역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데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였다.
(2) 연구 범위 및 자료
본 연구를 위해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의 "생산연보(Production
Yearbook)"와 "무역연보(Trade Yearbook)" 및 "식품수급표(Food Balance
Sheet)"와 미국 농무부의 "생산, 공급 및 분배(Production, Supply and
Distribution)"에 게재된 통계 자료를 이용하였다.
이 연구의 범위는 통계 자료 수집상의 어려움과 APEC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한 식품의 중요성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그리고 국제 식품교역에서 차지 하는 비중
등을 고려하여 쌀, 밀, 옥수수 등 곡물류와 쇠고기, 돼지고기 및 가금육 등 육류
위주로 추진하였다.
(3) 식품 생산
세계 전체의 식품 생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인구증가율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나 일인당 식품 생산량의 증가율은 체감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곡물류의 생산량이 1990년대 이후 감소하는 반면 육류와 낙농제품 등의 생산량은
둔화하는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
(4) 식품 소비
식품의 소비량도 생산량과 비슷한 추세로 변화하고 있으며 소득 증가와 인구
증가에 따라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세계 곡물류 소비량 증가율은 생산량
증가율보다 높으며 특히 쌀의 소비 증가율이 높았다. 곡물 생산량의 증가 요인은
전적으로 생산성의 증가라 할 수 있다. 육류는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였다.
(5) 식품 생산량 증가 전망
현재의 기술 수준을 전제로 추정한 곡물 단수의 증가 추세치는 쌀이 5 톤, 밀은
3톤 이상으로 증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료 곡물은 이미 성장의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생산량을 큰 폭으로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경작
면적을 증가시키거나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증대 시켜야 할 것이다.
(6) 식품 소비의 증가 요인
곡물류 소비량 증가에 대한 일인당 소비량 증가 또는 소득 증가의 기여도는 10%에
불과한 반면 인구 증가의 기여도는 90%에 달했다. 그러나 육류의 경우 소득 증가와
인구 증가의 기여도가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나서 소득 증가의 효과는 곡물류보다
육류 소비에 더 크게 나타났다.
또한 소득이 높아질수록 섭취 열량과 동물성 식품의 비중이 높아지고 곡물류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어 앞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에 따른 식품 소비 패턴의 변화는
거대 인구와 급속한 소득 증가가 예상되는 중국의 식품 소비가 아태 지역 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태 지역의 곡물류 소비량은
세계 전체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곡물류 소비량은 생산량보다 적어 역외
수출이 가능한 상태이다. 또한 역내 소득 증가에 따라 육류의 소비량 증가율이 세계
평균 및 역내 생산량보다 높았다.
(7) 곡물가격의 변화
국제 곡물 시장 가격은 재고 비율과 역 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어서 쌀
등 곡물 가격이 급등한 시기에는 항상 재고율이 하락하였다. 따라서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산뿐만 아니라 재고율을 적정한 수준에서 유지할
필요가 있다. 국제 농산물 시장은 1990년대에 들어 GATT의 우루과이라운드 다자간
협상의 타결로 개방화가 한층 진전되었으나 1995년부터 협상 결과의 이행개시와
주요 농산물 수출국들의 흉작으로 국제 농산물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곡물
재고량이 감소하는 등 국제 농산물 시장의 불안정 현상이나타나고 있다.
(8) 국제 농산물 교역의 특징
국제 농산물 교역은 생산량에 비해 교역량의 비율이 매우 낮아 생산량의 작은
변화에도 교역량이 크게 변화할 가능성이 있고 수출시장이 독과점적 구조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수입은 경쟁적 시장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수출은 주로 지리적으로
집중된 지역의 선진국들에 의해, 그리고 수입은 세계 도처의 개발도상국들에 의해
주도되는 남북 무역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농업 생산은 자연 조건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기상 이변 등 으로 생산량이 감소할 경우 농산물
시장의 불안정성을 초래한다. 따라서 국제 농산물 시장의 불안정성의 본질은 가격의
급변이며 이는 농산물의 수요 측면이 아닌 생산 측면의 불안정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9) APEC의 식품 수급과 교역
APEC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 성장 지역이며 인구와 GDP 비중이높다.
또한 세계 농산물 공급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다른 지역에
대한 농산물 공급자로서의 역할은 1980년대 초반 이후 차츰 감소하고 있다. APEC의
역내 농산물 교역은 증가하였으나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농산물 교역의 비중은
감소하였으며 농산물 무역수지 흑자는 1980년대 초반 200억 달러를 넘었으나
중국이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되고 공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농산물 수입국으로
전환되고 있어 최근에는 균형 상태에 있다. 역내 농산물 교역은 동북아시아(한국,
중국, 일본, 대만, 홍콩), ASEAN(타일랜드,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오세아니아(호주,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아), 미주(캐나다,
미국, 멕시코, 칠레) 등 소지역별로 뚜렷한 특징을 보이며 최근 동북아시아 지역의
농산물 무역수지 적자폭이 크게 증가하여 다른 소지역별 농산물 무역수지 흑자액의
합계와 거의 일치하고 있다.
(10) 정책적 시사점
세계의 식품 소비는 인구와 소득 증가에 따라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생산은
경작 면적 등 생산 요소 투입이 감소하여 오로지 생산성 향상에만 의존하면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식품 생산은 자연 조건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주요 생산국이 지리적으로 집중되어 있고 생산량에 대한 교역량의 비중이 낮다는점
때문에 생산량의 작은 변화에도 교역량은 급변할 수 있으므로 식품 시장은 더욱
불안정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세계 식품수급의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의
단기적 불안정성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식품의 소비나 수입 등 수요 측면보다는
생산과 수출 등 공급 측면에서 발생하는 변화에 기인한다. 국제 농산물 시장은
공급자 독과점적 구조가 심화되고 있으며 전형적인 남북 무역의 형태를 취하는 국제
식품 교역의 특성상 식품 수급문제가 시장이 아닌 정치적 이해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식품의 안정적 확보를 우리 나라 식품 정책의 최대 명제라 한다면
무엇보다도 국제 식품 시장의 급격한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주요
식품의 국내 생산 기반 확보와 재고 비율을 적정 수준에서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품목별 적정 자급율을 산출하여 준수하여야 할것은 물론 각종
국제 협상과 회의에서 식품 수출국들의 자유무역 논리에 맞서식품의 경우 공급측면의
불안정이 가격 및 공급량을 제한하고 시장구조가 지나치게 독과점적이며 정치등
경제 외적인 요인이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점 등 시장의 실패가 발생할 가능성이
공산품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한편 일본과 EU, 대만
및 다른 동남아 국가 등 우리와 입장이 비슷한 식품 수입국들과 공조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해야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