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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낭충봉아부패병’ 예방법 찾은 토종벌 농가들 “6년 사투…토종벌 괴질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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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충봉아부패병’ 예방법 찾은 토종벌 농가들 “6년 사투…토종벌 괴질 잡았다”
 

최종편집일 2015-09-18
 
전국 98% 폐사고사위기 토종벌지킴이·청주 농가 뭉쳐 여왕벌 교체’ ‘방지벌통개발“70농가 중 60여농가 효과” “농가 돌며 적극 보급 할것

오랜 절망 속에서 한가닥 희망을 본 것 같아 너무나 기쁩니다.”
 
정부 연구기관이 아닌 토종벌 농가들이 현장에서 발로 뛰며 낭충봉아부패병을 90%가량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토종벌지킴이(회장 임철환)2008년부터 낭충봉아부패병을 연구해온 토종벌 농가 김대립씨(41·청주 낭성면), 한국한봉협회 청주시지부의 70여농가들이다(본지 48일자 5면 보도).
 
이들 토종벌 농가들은 끊임없는 예찰과 방역, 교육 등을 진행하고, 새로운 벌통을 개발하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최근 낭충봉아부패병을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냈다. 6년여간 낭충봉아부패병과 사투를 벌인 끝에 이룬 쾌거다.
 
이들은 14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규명한 낭충봉아부패병의 감염시기 및 경로, 질병을 획기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특허장치 등에 대해 공개하고 예방법 개발을 공식화했다.
 
임철환 회장은 경북·충북·전북 등 전국 각지의 토종벌 농가들을 대상으로 실험해 얻은 결과여서 낭충봉아부패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면서 그동안 병 피해로 토종벌 사육을 포기했거나 양봉으로 전환한 농가들이 다시 토종벌을 키우며 웃을 날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성과는 낭충봉아부패병이 2008년 국내 첫 발병 이후 전국에 확산되며 토종벌의 98%나 폐사시켜 토종벌산업이 거의 초토화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들 농가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낭충봉아부패병은 분봉 준비시기인 4월과 고온다습한 7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명나방애벌레와 수중다리좀벌(명나방애벌레가 숙주)이 주 매개체이다. 그런 만큼 병의 주요 발생시기에 여왕벌을 교체해 토종벌 애벌레의 개체수를 조절해 주고, 바이러스 전염원인 해충의 애벌레를 막는 방식으로 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년여간 이 두가지 방식을 현장에서 활용한 결과 실험에 참여한 전국의 토종벌 70농가 가운데 60여농가에서 지금까지 별다른 피해 없이 토종벌을 키우고 있다.
 
지난 6년간 400군에 달하는 토종벌을 소각했다는 성비제씨(67·경북 의성)더 이상 밀려날 곳이 없다 보니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자는 마음으로 연구에 참여하게 됐다예찰과 방역을 철저히 하고 올해부터 새로운 장치가 부착된 벌통을 도입했더니 감쪽같이 병이 사라져 이제는 분봉으로 벌통 늘리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기뻐했다. 만족할 만한 연구 성과를 얻은 토종벌지킴이는 앞으로 전국을 돌며 현장교육과 세미나 등을 개최해 새로 개발한 낭충봉아부패병 예방법을 농가에 적극 보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적으로 추진한 김대립씨는 내 토종벌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웃의 토종벌을 살려야 하고, 이웃의 토종벌을 살리기 위해서는 전국의 토종벌을 살려야 한다현장 연구를 통해 효과를 확인한 만큼 새로 개발한 예방법을 전국 농가에 알려 고사 위기에 처한 토종벌산업을 살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여왕벌관리장치, 벌애벌레 생산차단 효과
 
해충방지벌통, 명나방애벌레 가두는 방식
 
낭충봉아부패병 예방법
 
낭충봉아부패병 예방법의 핵심 기술은 여왕벌관리장치해충방지벌통이다.
 
토종벌지킴이 회원들은 토종벌 애벌레의 생산을 조절하는 여왕벌관리장치(특허출원)를 특별히 고안해냈다. 다단식 벌통 맨 위쪽에 설치하는 이 장치는 3.9의 홈이 나 있어 일벌들은 통과가 되지만 몸집이 큰 여왕벌은 통과할 수 없게 된다. 이곳은 유사시에 대비해 한두마리의 여왕벌을 별도로 기르는 장소인 셈이다.
 
낭충봉아부패병 전염이 우려되는 시기에는 여왕벌관리장치에 모든 여왕벌을 격리, 애벌레 생산을 막는다. 위험 시기를 벗어나면 2~3마리의 여왕벌을 활용, 건강한 애벌레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해충방지벌통은 명나방 애벌레를 차단하기 위해 개발했다.
 
역시 특허등록된 이 벌통은 3.2의 홈을 이용해 해충 애벌레와 토종벌을 분리해내는 방식이다. 다단식 벌통 맨 아래에 이 벌통을 놓으면 0.7크기의 매우 작은 명나방애벌레는 이곳에 갇히게 되고, 토종벌은 자연스럽게 통과해 물리적으로 분리되도록 한 것이다. 청주=류호천 기자
 
청주=류호천 기자 fort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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