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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농촌의 미래, 농촌공동체회사 <하>여민동락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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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미래, 농촌공동체회사 <하>여민동락공동체
"주민들 삶의 질 높이는 '진짜 복지' 해야죠"

 
최종편집일 2015-12-18
 
아이들이 없어서 폐교가 되는 마당에 아동센터가 필요한가?”, “돌봄 대상이 없어지면 복지사업도 접어야 되나?”
 
2008년 어느날. ‘여민동락공동체에선 때 아닌 진짜복지논쟁이 붙었다. 대학 선후배 부부 3쌍이 의기투합, ‘더불어 행복한 농촌(여민동락)’을 만들겠다며 전남 영광군 묘량면으로 내려온 지 불과 1년만이었다.
 
모싯잎 송편공장 세워
지역내 새로운 일자리 창출
할매들 '든든한 직장'
 
송편 속 '동부콩' 국산화
다양한 생필품 공급 위해
'동락점빵' 문 열기도
 
초등학교 살리기 통해
주민들과 신뢰 구축 큰힘
 
여민동락공동체 권혁범(42) 노인복지센터장은 노인복지사업을 위해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취득해 내려왔지만, 농촌 공동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활동이 정말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까란 근본적인 물음을 갖게 됐다우리만 잘 살려고 내려온 건 아니니까 '진짜복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결국 농촌을 살리고 지역을 활성화하는 공동체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야 말로 진짜복지란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농촌복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은 여민동락의 복지사업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른바 생산적 복지가 시작된 것이다.
 
권 센터장은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경우 아주 건강한 분, 비교적 건강하지만 품을 파는 정도의 노동이 가능한 분, 마실은 다니지만 노동은 어려운 분, 치매·중풍 등으로 아프신 분 등 4부류로 나뉘는데, 막상 중간단계의 어르신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비교적 건강한 분들 중에는 의외로 빈곤층이 많았고, 사회적관계의 단절로 인한 외로움과 상실감이 커 정서적 돌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고민에 초점을 맞춰 일자리 중심의 생산적 복지를 추구했고, 2009여민동락 할매손 모싯잎 송편공장이 설립됐다. 마을 어르신 13분이 참여해 떡을 만들었고, 40여분은 작목반을 꾸려 모싯잎을 생산했다.
 
묘량은 쌀 중심이다 보니 일자리가 거의 없었어요. 당시 모싯잎 송편을 지역특산품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어서 모싯잎 재배를 고민했죠. 지천에 모싯잎이 널려 있었고, 한 달에 한 번씩 줄기만 관리하면 돼 재배도 비교적 쉬웠어요. 몸에 좋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와 이거다 싶었죠.”
 
농협에서 6000만원을 대출 받아 모싯잎 송편 공장을 세웠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점차 판로가 확대됐다. 처음에는 여민동락 후원자를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판매했지만 쇼핑몰을 만들고 지역축제에 참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불특정 고객을 확보했고, 현재 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몸이 허락하는 만큼의 노동으로 어르신들의 사회적관계가 복원됐고, 삶이 더욱 풍성해졌다.
 
특히 여민동락은 모싯잎 송편 안에 들어가는 동부콩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 했는데,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공동체회사 지원이 밑거름이 됐다.
 
명색이 특산품인데 지역산 동부콩을 쓰는 게 어떻겠냐고 영광군에서 제안을 했어요. 당시만 해도 미얀마 등 수입산 동부콩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었거든요. 여러 종류의 동부콩을 재배해보고 가장 맛이 좋은 밀양종을 재배했는데, 농촌공동체회사 지원이 큰 도움이 됐어요. 이후 포장지 개발부터 시식행사 등 판로확보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죠.”
 
여민동락은 품앗이 학교 등을 통해 지역리더를 육성하고, 향후 재정적 자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 지원에 의지하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락점빵은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재정적 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묘량은 낙후돼 있어 구멍가게도 없었어요. 그래서 구멍가게를 차리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등 구매난민을 위해 탑차를 이용해 이동식으로 운영키로 했어요. 기존 조직들이 하지 않는 사회서비형 유통사업단을 만든 셈이죠. 다양한 생필품을 공급하는데 지역주민들이 구매를 해주고 수익은 다시 지역에 환원하는 구조에요.”
 
2014년 동락점빵은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됐다. 지역주민들이 이사진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경제든 복지든 지역주민이 참여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여민동락의 철학이 담겨있다.
 
여민동락이 처음부터 순항한 것은 아니다. 외지인이라며 배타적으로 바라본 이들도 많았다. 진심이 통한 건 폐교 위기에 있던 묘량중앙초등학교 살리기에 나서면서다.
 
농촌은 학교가 중요한데, 현재 읍이 과밀화 되고 있는 것도 농촌에 좋은학교가 없기 때문이에요. 아이들 교육 때문에 읍으로 나가서 농촌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심각한 문제죠. 농촌 작은학교는 자립심을 키우고 잠재력을 발현하는데 장점이 많아요. 그런 부분들을 학부모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어요. 통학차량을 요구하는 분들이 많아서 여민동락에서 봉고차를 직접 구매하기도 했죠. 2년간 묘량면과 영광읍 등에 홍보를 했는데 3년차부터 전학을 오더라고요.”
 
더불어 행복한 농촌을 만들겠다는 여민동락의 위대한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마을주민들과 함께 하면서 희망을 갖게 됐어요. 농촌의 부정적 심리를 긍정과 희망으로 바꿔가고 싶어요. 가야할 길이 멀지만, 길게 보고 가야죠.(웃음)”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농촌공동체회사 지원사업 신청
내년 66개소 선정 33억 지원
 
농림축산식품부는 2016년도 66개소의 법인 또는 단체를 선정해 33억원(국비 165000만원, 지방비 82500만원, 자부담 825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농촌 지역주민 5인 이상이 참여하고 지역주민 비율이 50% 이상이 되는 농업법인, 협동조합 등의 단체는 사업신청이 가능하다.
 
사업대상자로 선정되면 농촌공동체회사 지정서 발급과 최대 5000만원(자부담25%)의 사업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농촌공동체회사 지원센터(한국농어촌공사)의 찾아가는 경영컨설팅, 역량강화 교육 등의 기회가 제공된다.
 
사업을 희망하는 단체는 내년 1월 시군에 문의 후 사업신청서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되고,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농촌공동체회사에는 가산점이 부여된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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