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목록

주요컨텐츠

관련기사 

제4유형
관련기사 상세보기 - 제목, 내용, 파일, 게시일 정보 제공
[정주생활]2015 농촌 재능나눔 열전 ②희망을 나눕니다-1/“나눌수록 더 커진다”…어린이부터 노인들까지 활력충전
1385
2015 농촌 재능나눔 열전 ②희망을 나눕니다-1/“나눌수록 더 커진다”…어린이부터 노인들까지 활력충전

최종편집일 2015-10-06
 
농촌 재능나눔은 지역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강원 영월과 전북 정읍, 충북 증평의 사례를 소개한다.
 
강원 영월
패키지로 사업 묶어 추진
단종제·동강축제 활용
장수사진 나눔 봉사 시작
여러 단체 릴레이 참여
 
영월의 재능나눔은 여러 사업을 패키지로 묶어 동시에 추진하는데 특징이 있다. 이는 농촌 재능나눔을 이끌어가는 신현동 농협중앙회 영월군농정지원단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신 단장은 2009년 농촌지원부에서 농촌 희망가꾸기 운동을 경험하면서 농촌 재능나눔에 관심을 가졌다.
 
신 단장은 이를 바탕으로 영월에서 농촌 재능나눔 사업에 나섰다. 처음에는 생소한 곳에서의 재능나눔 사업이 쉽지 않았지만 지역행사인 단종제와 동강 축제를 활용해 구체화시켰다. 축제마다 사진동호회 전시회가 있었는데 대표를 만나 농촌 노인들의 장수사진 나눔 봉사를 제안했다. 이를 계기로 화장품 가게와 한복을 대여하는 세탁소가 연결됐다. 이 같은 사실이 지역신문에 보도되자 여러 단체의 참여로 이어졌다.
 
당시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재능나눔 공모사업을 시작하자 군청을 방문해 공모사업 참여를 제안했다. 처음에 난색을 표하던 군도 지원을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의료사업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서울의 대형병원은 자체적인 스케줄이 있었다. 지식나눔 콘서트를 기획해도 외부 강사와 학생들의 시간 맞추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지역 상황에 맞는 재능나눔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여러 단체의 재능나눔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동시에 참여하는 것으로 지역민들이 재능나눔 시간에 맞추면 됐다. 방법은 지역자원을 활용하는 것. 지역의 단체는 오고가는 시간과 비용절약은 물론 생업에 종사하더라도 반나절 봉사는 부담이 적었다. 재능나눔 분야가 다르고 단체가 여러 개라도 같은 지역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친밀도가 높았다.
 
지역사회에서 해결할 수 없는 재능나눔은 외부단체와 연결하는데 의료, 예술, 전문지식분야 등이다. 관내 5개 농업인단체가 한마음 단합대회를 개최하는 날 식전 행사로 KBS관현악단의 색소폰, 트롬본, 트럼펫 연주자 세 명이 동강 둔치에서 연주를 하자 1000여 명이 모였다.
 
원주 상지대 한방병원은 매월 1회 이상 의료 소외지역을 찾아간다. 이런 활동으로 2014년 농촌 재능나눔 정부 포상으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고려대 사회봉사단도 매년 영어·과학캠프를 연다. 당시 참여했던 학생이 직장인으로 마을 벽화그리기에 참여할 만큼 인연을 맺고 있다.
 
영월군 재능나눔의 성공 포인트는 크게 4가지. 가능한 여러 사업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동시에 추진하고, 지역 내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지역의 문제는 지역에서 해결하는 점이다. 또한 농촌 재능나눔 주체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한 번 지원으로 그치지 않고 여러 단체가 지속적으로 릴레이 봉사하는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영월군의 재능나눔 운동은 동강사진마을(장수사진), 영월미용협회(파마, 커트), 영월중앙로타리클럽(주거환경개선), 상지대 부속 한방병원(한방의료지원), 고려대지구촌봉사회(벽화그리기) 21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전북 정읍
마을단위 재능나눔 특화
마을만들기·현장포럼 접목
주민 창안대회 활성화
소통과 참여로 의식전환
 
정읍시의 재능나눔은 2011년부터 본격화됐다. 기존 마을사업이 공동체 의식이나 동기부여가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돼 마을 리더와 주민들의 역량 및 의지부족으로 이어졌고, 이는 마을사업 절반 이상이 침체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당시 안태용 정읍시 지역공동체육성과장은 마을 만들기는 주민 스스로 마을에 대한 애착과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나가야 하며, 지속가능성을 갖고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농촌 재능나눔은 삶의 질적인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면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 문화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마을 만들기와 농촌 재능나눔은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정읍의 재능나눔은 자원봉사 활동과 차별화된 특징을 갖는다. 재능나눔이 지역 주민의 주체적인 활동과 마을 자원으로 이뤄져 마을 공동체 활성화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민간 거버넌스가 구축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읍형 농촌 재능나눔의 큰 그림을 그렸다. 우선 농촌지역의 재능나눔은 사람이 아닌 마을단위로 이뤄지도록 했다. 공동체의 관점에서 재능나눔을 바라보고 마을 만들기와 현장포럼을 접목한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주민 창안대회를 통해 마을의 문제는 주민의 힘으로 해결토록 유도한 점이다. 이를 위해 2012년부터 지역 주민이 직접 마을 사업을 제안하고 실행하며, 자생적 경영능력을 가진 자립형 지역사업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지역 창안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는 4단계로 구성되는데 1단계인 씨앗단계는 창안학교를 통해 주민역량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마을 공동체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다음 뿌리단계는 300만 원의 실행사업비로 주민의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고 주민역량을 강화한다. 줄기단계에서는 3000만원을 지원해 자생적 경영능력을 보유한 자립형 지역사업을 추진토록 했다. 마지막 열매단계는 다져온 역량을 확대해 자체 수익을 통한 재투자는 물론 중앙 공모사업을 추진하는 순서이다.
 
특히 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리더의 역량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교훈을 얻어 재능나눔에도 마을리더의 역량 강화를 위한 사전 교육을 중요시하고 있다. 진행자로 나선 것은 전북과학대학교. 대학은 전문가집단인 교수와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이라는 인적자원을 갖췄기 때문이다. 전북과학대는 이미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준비된 봉사단이 있어 지역 활동가로 안성맞춤이었다.
 
이와 함께 현장포럼을 통해 소통과 주체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마을 주민과 리더, 교수, 지자체 담당자 등이 함께 하는 현장포럼을 통해 여러 차례의 소통과 참여로 마을을 위해 모두 무언가 해야 한다는 주민 의식전환을 실현할 수 있었다.
 
정읍형 재능나눔은 농촌의 미래를 만드는 것으로 귀결된다. 내장산 송죽마을은 솔티애떡사업을 하는 귀농인 김용철 씨가 고향을 위해 모싯잎 재배와 1차 가공기술 재능을 기부해 마을 공동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의 출발점은 창안대회와 재능나눔이었다.

충북 증평
굿닥터스 나눔단과 함께
의료서비스·장수사진 촬영
청소년 직업 멘토링
어린이 독서활동 지원도
 
증평의 농촌 재능나눔은 한방의료 재능나눔 단체인 굿닥터스 나눔단과 함께 진행됐다. 농촌 재능나눔의 첫 단계는 증평 맞춤기획이었다. 굿닥터스가 가진 최고의 재능이 의술이지만 불편한 몸을 이끌고 멀리서부터 시간을 내 찾아오는 노인들을 위해 의료서비스와 함께 장수사진 촬영을 제공했다. 육체의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도 챙겨준 것이다.
 
보통의 농촌지역 재능나눔이 고령층에게 한정되는 것에 아쉬움을 느낀 증평군은 처음부터 지역주민 모두에게 혜택이 가는 나눔을 기획했다. 그렇게 준비된 것이 청소년을 위한 직업 멘토링과 아이들을 위한 독서활동부모교육이다. 의료봉사의 경우 이동식 침대와 장부형상초음파기기, 혈액분석기 등 각종 의료장비와 함께 한의대 교수·박사부터 대한약침학회장, 유명 한의원장까지 베테랑 한의사들이 현장을 찾았다.
 
거동이 불편해 현장에 나오지 못한 지역민들을 위한 출장 진료도 진행됐다. 평소 다른 센터에서 받던 의료봉사와는 질적으로 다른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호응이 높았다. 가을까지 4회에 걸친 한방진료와 2회의 장수사진 재능나눔 사업이 초등학교 강당에서 진행됐다.
 
재능나눔의 거점인 도안초등학교와 죽리초동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이뤄진 직업 멘토링은 도시에 비해 진로체험의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농촌지역 아이들에게 더 없는 기회였다. 시각자료를 활용해 의사, 한의사, 조산사 등 다양한 영역의 의료인 직업에 대해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직업의 특징과 비전, 진학과정 등에 대한 내용도 알려주었다.
 
저학년을 위해서는 독서지원프로그램이 제공됐다. 아이들이 책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책 놀이를 하는가 하면 직접 동화작가와 만남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획해 연령별로 다양하게 책에 대한 흥미와 친밀감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학부모를 대상으로 독서지도 방법에 대한 부모교육이 이뤄졌다.
 
증평군은 사업초기 단계에서 재능나눔을 먼저 시작한 굿닥터스의 도움을 받았다. 굿닥터스의 주도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사업진행의 원만한 흐름도 익힐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자체가 나설 일이 많아졌다. 지역 특성에 맞는 장소를 섭외하고 농촌지역의 일정에 맞는 봉사일정을 정하는가 하면 각 지역의 이장들에게 사업의 취지와 목적을 교육시켜 주민들에게 알려주고 참여를 유도해야 했다.
 
이같은 재능나눔 단체와 지자체의 협업은 시너지 효과가 컸다. 증평군과 굿닥터스는 재능을 나누겠다는 실천력과 좋은 가이드가 돼 신뢰를 가지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서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나누는 재능나눔의 비결을 공유한 것이다. 증평군과 굿닥터스의 협업 모델은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우수사례로 선정돼 굿닥터스 나눔단은 농촌 재능나눔분야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문광운 기자 moonk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