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나눔터 3.4월호-농촌愛 살어리랏다] 이래서 농촌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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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농촌에 산다 글. 임충빈 경기 안성시(KREI 리포터 회장) 연분홍 치맛자락이 봄바람에 휘날릴 때면 밭뙈기마다 이랑과 고랑에다가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기억을 포개며 조심스레 정성으로 갖가지 씨앗을 뿌리면서 농심(農心)을 키우는 봄, 힘들게 마련해 소중하게 가꾸어온 터전에 새 생명을 키우려고 기름진 땅을 보듬어 씨앗을 넣는 마음은 구겨지고 닫힌 삶을 자연에 봄기운 따라 확 펴지게 해 줄 수 있어 일거양득의 일터로 농촌은 활기가 넘친다. 한나절 훌쩍 흐를 때면, 아지랑이 아롱아롱 피어오르는 두렁길에 광주리에 새참을 가득 담아오는 아내, 둔덕에 앉아 두레 먹는 목울대를 시원하게 씻겨주는 막걸리에 찹쌀가루를 동그랗게 빚어 진달래 한 송이씩 얹어 번철에 지져낸 계절의 별미인 화전(花煎)이라 이게 바로 화전놀이가 아닐까. 어느새 종달새가 모종과 파종을 재촉할 때면, 흙냄새 땀 냄새 흠뻑 젖어 남루한 차림의 농사꾼의 짝 벌어진 어깨에 휘파람 소리가 울리는 저녁나절엔 흐드러지게 핀 꽃뿐이던가요, 덤불 속 가랑잎 밀치고 새순까지도 손짓하며 자연과 대화하고 위로하며 살면 돌림병도 근심·걱정도 없어지는 우리 삶터 농촌. 비바람 견디며 어느새 훌쩍 커버린 오뉴월의 햇과일, 칠팔월의 무더위에 들판마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성장과 결실을 보노라면, 자연의 고마움과 생명과 환경의 신비로움에 오감이 만족하여 피곤을 잊은 채 더 열심히 일하련다. 그까짓것 글공부 많이 해서 어사화(御賜花)를 꽂아야만 천하제일의 만족일까요. 인생은 자기 분수에 맞게 주어진 구실을 잘하면 서상을 사랑하고 자연을 즐김이 행복한 삶이 아닐까. <농경나눔터 3.4월호-농촌愛 살어리랏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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