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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우리 쌀은 계속 진화 중

202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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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위의 터줏대감, 우리 쌀은 계속 진화 중!

[컬러풀 한식] 황금빛 수확의 계절, 우리 쌀 이야기

밥상 한 편에 놓인 하얀 쌀밥, 당신이 떠올리는 쌀의 이미지가 이게 전부라면 요즘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에 맞춰 다채롭게 변신하고 있는 쌀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 쌀은 맛있고, 건강하게, 그리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진화 중이다. 색과 향을 입히고 영양을 더 채운 다양한 기능성 쌀에 이어 빵, 파스타, 과자, 아이스크림, 식물성 요거트, 그리고 맥주까지 만들어내는 쌀의 변신은 참신하고, 창의적이다.

밥을 짓고 떡을 찌는 데 쓰는 흔한 쌀의 이미지를 떨치고, 새로운 먹거리로 도약하는 쌀의 변신을 지금부터 쫓아가 보자.

“밥이 보약이다” 몸과 마음을 채워주는 든든한 쌀밥

예부터 쌀을 중심으로 식생활을 해온 우리나라에는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쌀은 필수아미노산, 식이섬유, 무기질,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성분에 이어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물질까지 질 좋은 영양분이 가득 함유된 귀한 작물이다.

세계 3대 작물 중 하나로 불리는 쌀은 벼 열매 껍질을 벗긴 알갱이로, 쌀눈에 66%, 쌀껍질인 쌀겨에 29%의 영양 성분이 응축돼 있다. 그래서 쌀의 겉껍질만 살짝 벗겨낸 현미가 건강에 좋다는 말이 나온다.

고슬고슬한 하얀 밥을 짓는 백미는 쌀을 도정하는 과정에서 껍질과 쌀눈을 제거한 쌀이다. 그런 백미의 주 영양분은 탄수화물인데 이 때문에 건강한 식단에 어울리지 않다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하지만 쌀에 함유된 탄수화물은 포도당과 과당처럼 체내 흡수가 빨라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단순당'이 아닌 우리 몸에 좋은 '복합당'으로 체내에서 중요한 에너지원이자 필수 영양소다. 그리고 백미에는 골격과 치아를 구성하는 인이 풍부하고, 다른 곡류에 비해 우수한 단백질을 가지고 있다.

알록달록한 쌀, 입맛대로 취향대로 골라요

먹거리와 식생활의 변화로 대한민국의 연간 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7kg로, 밥 한 공기가 보통 90g인 점을 고려하면 하루에 밥을 1.5공기만 먹는 셈이다.

예전보다 밥을 적게 먹긴 하지만, 이제는 한 끼를 먹더라도 더 맛있고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쌀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찰기와 식감이 좋은 쌀에 대한 관심도, 고품질 기능성 쌀에 대한 개발과 생산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국산 우수 쌀 품종도 다양해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고소한 팝콘 향이 나기로 유명한 '골든퀸 3호'는 덮밥류에, 밥알을 알알이 씹는 재미가 있는 '영호진미'는 돌솥밥에, 볶음밥을 조리하기엔 고슬고슬한 식감의 '오대쌀'이 제격이라고 한다. 모두 전국 팔도의 제각기 다른 기후와 땅의 성질에 맞게 개발되어 각기의 개성을 갖춘 순수 국내 쌀 품종이다.

우리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영양은 물론 알록달록한 색깔로 보는 즐거움까지 주는 유색미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다. 우리가 흔히 먹는 흑미도 유색미의 한 종류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유색미는 인위적인 색소를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품종에 따라 '과피'라고 불리는 겉껍질의 색이 흑미, 적미, 녹미 등으로 구분되는데 천연 색소를 함유하고 있어 영양과 향미가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고소한 맛의 흑미는 노화 방지와 면역 강화에 좋고 톡톡한 식감의 붉은 색을 띠는 적미는 항산화 효능이 뛰어나며, 녹미는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빈혈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쌀을 취향에 따라 원하는 맛과 영양에 따라 골라보자. 즐거운 건강관리, '헬시 플레저'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것도 쌀로 만들었다고? 쌀의 변신은 무죄

당신이 한끼 식사로 혹은 별미 간식으로 먹는 라면이나 파스타, 칼국수, 빵, 맥주가 밀가루가 아닌 쌀가공식품일 수 있다. 글루텐 프리(Gluten-Free) 트렌드에 맞춰 가공식품용 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쌀 수출량도 역대 최고치를 매년 경신하고 있다.

글루텐은 밀, 보리 등에 포함된 복합 단백질로, 빵을 가볍고 폭신하게 만들지만 소화기 질환이나 자가면역 질환 등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표적인 글루텐 프리 식품인 쌀과 쌀가공식품이 밀가루 대체제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유통업계에서는 쌀로 만든 간식과 식음료를 출시하거나, 쌀 간식 브랜드를 런칭하기도 하며 우리쌀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맥주를 보리로만 만든다는 말도 이제 옛말이 되었다. 지난 8월 출시된 임금님표 이천 쌀을 활용해 만든 수제 쌀맥주는 은은한 단맛과 부드러운 풍미로 화제를 모았다.

쌀의 새로운 판로가 개척되어 가고 있는 지금, 앞으로의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쌀을 만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난 2019년, 정부는 쌀 산업을 안정화하고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밀가루를 대체하기 위해 가루쌀 품종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식품기업의 가루쌀 제품 개발 지원에 나서며 가루쌀 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루쌀은 기존 쌀과 달리 물에 불리지 않고 밀가루처럼 빻아 가루로 만들 수 있어 다양한 쌀가공식품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반쌀 대비 부드럽고 촉촉한 덕분에 발효를 빠르게 할 수 있어 베이커리나 떡을 만드는 데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로부터 삼시세끼 밥을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우리에게 밥과 쌀은 너무도 익숙해 오히려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던 존재이지 않았을까. 하지만 쌀의 발랄한 변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밥상을 넘어 더 많은 우리 일상에 찾아올 쌀의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

참고자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쌀가공산업 전문매거진, 기능성 쌀 관련한 각종 언론보도

작성자
임충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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