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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OOD 수출, 새로운 도약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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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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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기고 | 2023년 3월 27일
정 대 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


우리 농식품은 COVID-19, 엔저 그리고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 대외 거시적인 악조건 속에서도 수출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액은 2013년 57억 3천만 달러에서 2022년 88억 2천만 달러로 연평균 약 4.9% 성장 중이다. 우리 농식품이 수출 증대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는 2023년 1월 K-Food+(케이 푸드 플러스) 수출 확대 본부를 출범하고 수출을 더욱 증대시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K-Food+는 농식품뿐만 아니라 스마트팜, 농기자재, 동물 의약품, 펫푸드(pet food) 등 전후 연관산업까지 수출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2023년 수출 목표를 농식품 100억 달러, 연관산업을 포함하면 130억 달러로 하고 있다.


그동안의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 성과는 수출국의 다변화와 규모화로 요약할 수 있겠다. 2022년 우리나라 농식품은 196개국으로 수출되고 있어 사실상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 우리나라 농식품이 수출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간 1억 달러 이상 수출국은 2013년 일본, 중국, 미국, 베트남, 홍콩, 러시아, 대만,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11개국이었으나, 2022년에는 태국, 호주, 말레이시아, 네덜란드, 캐나다, 캄보디아, 몽골이 추가되어 18개국으로 증가되었다. 이 외에도 인도, 독일, 영국, 프랑스와 같은 국가로도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농식품 수출이 한발 도약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여러 가지 과제들이 존재한다. 우선 농식품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 물량은 정체되고 있는 상태이다. 2013년 이후 수출액은 지속적으로 성장해오고 있으나, 수출량은 2018년 이후로 정체 중이다. 이는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의 위상 변화와 K-컬쳐, K-Food의 우수성 전파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수출 농식품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고품질 상품으로 교체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COVID-19 이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수출량 성장 없이 수출액 성장만 가져왔을 가능성도 시사한다. 


2013년 이후부터 수출 상위 10대 품목을 살펴보면, 혼합조제식료품, 궐련, 커피조제품, 라면, 자당, 기타음료 등이 주요 수출 품목으로 지속적으로 위치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물과 기타소스제품이 주요 수출 품목으로 부상하였다. 그러나 이들 품목은 국내 농업 생산과의 연계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들 품목의 수출 증가가 농가소득에 기여하는지는 의문이다. 역대 수출 상위 품목들 중 국내 농업생산과 연관이 있는 품목은 김치, 기타곡물발효주, 조제분유 등에 불과하고 수출 상위권에서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


FTA 체결국이 증대됨에 따라 수출에서 FTA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나, 농업부문의 FTA 특혜관세 활용률은 55.4%로 비농업부문의 75.4%에 비해 낮다. 또한 수입측면에서 농업부문 FTA 특혜관세 활용률은 92.1%로 수출에 비하면 괴리감이 크다.

이러한 과제들을 풀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적인 상품들을 중심으로 수출 상품의 차별화와 다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수출이 증대되고 있는 품목이나 SNS에서 세계인들에게 관심을 많이 받는 품목들은 주로 라면, 커피믹스, 김치, 홍삼류, 배, 딸기, 포도 등 한국적인 특색이 강하거나 우리나라 상품의 품질 경쟁력이 높은 품목이다. 세계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한국적인 농식품을 발굴하고,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를 충족시킬 수 있게 품질 향상을 해야 한다. 신규 주력 상품 개발은 한식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한상차림 구성이 가능할 수 있는 품목들을 우선시하고, 수출 상품들 간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패키지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가공농산물 수출이 신선농산물 수출을 견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수출 성장률이 높은 시장은 동남아시아와 북유럽 지역이다. 이들 지역의 국가들은 이미 우리와 FTA를 체결한 국가들로 원산지 규정을 잘 활용하여 FTA 특혜 관세 활용을 통한 수출 증대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FTA 특혜관세의 직접적인 혜택은 수입업자에게 돌아가며, 수출업자는 간접적인 혜택이 돌아오기 때문에 원산지규정 활용에 소극적일 수 있다. 따라서 수출측면에서 FTA 특혜관세 확대를 위한 원산지 규정 활용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선택과 집중도 중요하지만, 해당 시장에서 어떤 소비자를 주요 대상으로 선정해야하는지도 중요하다. 동남아 시장의 경우 평균소득이 우리나라 보다는 낮지만, 상위 1%, 10% 소득은 우리나라 평균 소득에 비해 높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들 지역의 경우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농식품을 소비할 수 있는 소비자층에 더욱 집중하여 그들의 기호에 맞는 마케팅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새롭게 추진하는 K-Food+ 전후방 산업이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과 연계될 수 있는 아이디어 발굴과 해외 시장에서 우리나라 농식품의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디지털 무역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농식품은 비농산물에 비해 통관 과정이 길고 복잡한 특성이 있고 제품의 특성상 통관 시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농식품 수출이 국내 농업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마침 농식품 수출 증대에 국가적 관심이 쏠린 시기이다. 이러한 기회를 잘 살려서 K-Food 수출이 한층 성장할 수 있게 하자.




이 글은 신문에 실린 내용을 저자가 보완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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