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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의 가치와 농업·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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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홍상

농수축산신문 기고 | 2022년 8월 30일
김 홍 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장)



기업경영은 물론 자본시장과 국가 경영에 있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ESG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기후 위기 등 환경 대응, 인권 존중·근로조건 개선 등 사회적 기여, 투명성 제고·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등 지배구조의 변화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2020년 2월 네덜란드 공적연금이 해외 석탄화력발전소를 증설하려는 한국전력의 경영방침이 장기적 경영위험이 될 것이라며 한국전력의 투자지분을 매각했다. 이로 인해 같은 해 10월 한국전력이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증설 추진 중단을 선언하면서 우리 사회에 ESG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유럽연합(EU)에서 ESG 관련 법안을 도입하고 국내외 수많은 기업들도 앞다퉈 ESG 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그런데 환경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생명 산업이라 불리는 농업 부문에서는 ESG와 관련된 논의나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다수의 농업인들이 소규모 영농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은 오래전부터 ESG를 실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이 국제사회에서 화두로 등장한 계기는 리우선언으로 알려진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다. 당시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 등이 채택됐으며 농업 분야에서는 ‘농업의 환경파괴적 기능을 최소화하면서 장기적인 농업생산성과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농업이 실천과제로 제시됐다. 우리 정부는 리우선언의 이행을 위해 1997년 ‘친환경농업육성법’을 제정했다. 

 

친환경농업, 친환경 학교급식, 로컬푸드, 식량안보와 먹거리 계획, 공익형직불제 확대 등은 지속가능한 농업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더불어 농촌 삶의 질 향상을 통한 국가의 균형발전과 같은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농업과 돌봄을 연계한 사회적 농업이 확대되고 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농업협동조합, 영농조합법인, 자조금 조직 등 농업인이 참여해 의사결정을 하는 체계나 지역사회 공동체가 협력해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는 체계가 오랜 세월에 걸쳐 정착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타 부문에 비해 농업·농촌의 ESG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기업과 투자자들이 ESG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있는 이유는 기후 위기 속에서 과감하고 신속한 대응이 절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농업·농촌이 주목하고 있는 지속가능성이 새롭게 부각되는 ESG의 가치에 종합적으로 반영돼 있는 만큼 사회의 지속가능성 논의를 선도했던 농업·농촌이 보다 적극적으로 ESG의 가치 실현에 나서야 한다. 


과거 농업으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농지가 보다 많은 탄소를 붙들어 둠으로써 탄소 중립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식물부산물이나 가축분을 고온에서 특수하게 가공한 바이오차를 농지에 살포하면 수백 년 동안 탄소를 농지에 묶어둘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영농과정에서 탄소 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농법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도입해야 한다. 


태양광·풍력·지열발전 등 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해 전 지구적인 에너지 전환에 기여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도시는 과밀화, 농촌은 과소화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국토와 사회의 균형발전을 위해 농업·농촌이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적 돌봄 기능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한 사회적 기여다. 농업인들이 참여해 결성한 협동조합의 의사결정 과정에 도시민이나 소비자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농업·농촌도 변화된 상황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ESG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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