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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쌀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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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종인

농민신문 기고 | 2022년 8월 1일
김 종 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쌀가격이 하락하는 수준을 넘어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산 햅쌀가격은 수확기 초기 20㎏ 한포대당 5만원 중반대였는데 현재 4만원 중반대도 무너졌다. 쌀은 순기별로 가격을 조사하는데 하락폭이 1%를 넘어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런데 3월말 이후 현재까지 순기별 가격 하락률이 평균 1%에 달한다. 10∼12월 수확기 평균 가격 대비 이듬해 7∼9월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가격 변동폭을 계측하는데 7월초 가격 기준 -16%를 넘어섰다. 통계청이 1986년부터 보유한 쌀가격 자료를 기준으로 가장 큰 폭의 하락이 발생하고 있다.


이렇듯 쌀가격이 곤두박질치는 이유는 수확기 초기 쌀 과잉이 예상됨에도 쌀가격이 전년 대비 높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요인은 수급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다름 아닌 쌀 소비 감소다.


지난해산 쌀 생산량은 재배면적 감소에도 작황이 양호해 평년 수준인 388만t이었지만 판매가 급감했다. 농협과 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 관련 단체가 집계하는 지난해산 쌀 판매량은 평년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다. 정부가 2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초과공급물량 전량(27만t)을 격리했는데도 가격 하락이 이어진 것은 바로 쌀 소비가 예상보다 더욱 가파르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물론 쌀 소비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서구화 등으로 식문화가 다양해지기 때문인데 직접적으로는 소득 증가 등에 따라 육류 소비가 늘면서 곡물류 소비가 감소한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와 식문화가 비슷한 일본과 대만에서도 나타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쌀 소비 감소 속도가 다른 나라와 견줘서도 유독 빠르다는 점이다. 일본은 연간 1인당 쌀 소비량이 70㎏에서 60㎏ 수준으로 감소하는 데 16년, 60㎏에서 56㎏ 수준이 되는 데 6년이 걸렸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 기간이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70㎏에서 60㎏으로, 60㎏에서 56㎏으로 감소하는 데 각각 6년과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쌀 탈피 현상이 조금 더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 확산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가정 내 식사와 외식 때 쌀 소비량을 비교하면 외식 때 소비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냐하면 외식할 때는 밥이 남더라도 재활용하지 않는 반면 가정 내에서는 실제 필요한 양만 섭취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외식이 크게 줄어든 것도 쌀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확진자가 줄면서 외식 소비 등도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과 비교할 바는 아니다.


쌀 소비 감소와 이에 따른 쌀가격 하락은 유통을 담당하는 산지유통업체의 수익성 하락을 촉발해 쌀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린다. 특히 지난해산 쌀처럼 역계절진폭(전년 수확기 대비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큰 경우 부작용은 더욱 심각하다. 계절진폭이 -16%라는 것은 단순하게 말하면 100원에 산 물건을 84원에 팔았다는 것이다. 역대 최대급 가격 하락 상황 속에서 존폐 기로에 내몰리는 산지유통업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추가적인 쌀가격 하락과 이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정부는 7월초에 발표한 10만t 추가 격리를 신속하게 이행해야 한다. 또한 앞으로 다가올 문제에 대비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기 위해서는 급격한 쌀 소비 감소폭을 완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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