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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지속가능농업 실현의 계기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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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정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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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기고 | 2022년 1월 24일
정 학 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난해말 정부는 ‘2050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2050년까지 농축산분야 온실가스를 824만3000t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밀농업을 전체 경지면적의 60%, 친환경농업 면적을 3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도 눈길을 끈다.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전략은 저탄소 농업구조로 전환하면서 벼 재배와 가축사육 등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감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통과 소비 분야에서도 최대한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계획이다. 농업·농촌 분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인다는 청사진도 포함돼 있다.


쉽지 않고 긴 여정이 될 것이 분명하다. 우리 농업·농촌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선 농식품 탄소중립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요구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말 농민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기후변화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인지한 비율은 80.4%에 달했다. 반면 탄소중립 목표에 대한 인지율은 42.6%에 그쳤다. 농축산업이 온실가스 배출원임을 인지하는 비율도 40.2%에 불과했다.


탄소중립 목표는 기후변화와 이상기후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경제·사회적 피해를 막고자 제시된 수치다. 농업·농촌 분야는 기후변화 직격탄을 받는 분야로, 미래에 탄소중립이 실현되면 가장 큰 편익을 향유할 분야이기도 하다. 따라서 농업분야는 국가 탄소중립 목표 실현에 보다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농업이 현재 온실가스 배출 산업이며, 농민도 의무감축 이행대상자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아울러 농민들은 저탄소농업으로 전환하고, 이를 고도화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탄소중립에 대한 발상 전환도 필요하다. 분명히 탄소중립은 농업·농촌 분야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식량안보에 위협이 될 뿐 아니라 농민들은 생산비가 증가하고 초기 높은 투자비용에 따른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동시에 농업이 저탄소 방식으로 탈바꿈하고, 농촌에너지가 친환경적으로 전환되는 데 따른 기회 요소도 있다. 중장기적으로 탄소중립 시대로 진입하면 농산물 생산·소비, 수출입은 현재와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뀔 것이다. 예컨대 저탄소 농축산물이 아니면 수입이 제한될 수 있다. 먹거리산업은 중요한 미래산업이 될 것이다. 또 농촌이 재생에너지 생산 공간이 되면 농민은 이를 통해 안정적인 소득기반과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수도 있다. 농촌공간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방식으로 재배된 농축산물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시장에서도 각광 받게 될 것이다. 저탄소 구조 전환이 이뤄지면 농업환경과 농촌경관이 개선되면서 농촌은 도시민이 더 많이 찾는 ‘쉼의 공간’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인식 개선과 전환만으론 탄소중립을 이룰 수 없다는 점이다. 위기 요인을 극복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기회는 어디까지나 위기를 잘 극복할 때 선물처럼 찾아온다. 구체적으로 저탄소·환경친화 농업, 농촌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위해 어떤 정책 수단이 필요할까?


첫째, 저탄소농업을 실천하는 농민을 단기적으로는 농업환경보전 프로그램, 중장기적으로는 저탄소농업 직불제를 통해 지원해야 한다. 비용을 절감하고, 농가 수용성도 높은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또 기상·환경·토양 등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빅데이터를 구축해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해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 기술 실증화를 위한 테스트베드(시험장) 역할을 할 농식품분야 전문 기후변화 대응센터 구축도 필요하다.


둘째, 화학투입재 사용을 줄이면서도 농업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반 정밀농업 시설 투자를 지금부터 확대해야 한다. 스마트농업 확산을 위한 생태계를 강화하고, 시설원예와 축산에 스마트기술을 보급해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셋째, 환경친화적 농업 확산을 위해서는 토양진단과 시비처방 의무화 등으로 적절한 시비 체계를 구축하고, 농가별 비료 사용관리 등을 통해 적정 사용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또 친환경 집적지구 중심으로 친환경농업 확산을 가속화해야 한다. 이뿐 아니라 환경친화적 농업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직불제를 개편할 필요도 있다.


넷째, 효율적인 농촌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농촌공간계획에 따라 계획 입지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재생에너지 생산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 주민 참여에 기반을 둔 다양한 주민이익 공유 모델을 발굴·확산하고, 재생에너지 보급 관련 사업·정책에 대한 모니터링과 평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탄소중립 시대에 농식품분야 탄소감축은 피할 수 없는 의무다. 농식품분야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우리에게 큰 위기다. 이에 대응하려면 탄소중립 목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토대로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적절한 정책수단이 수반돼야 한다. 이런 노력이 모이면 우리 농업 경쟁력은 강화되고, 농촌경제는 풍요로워질 것이다. 농촌환경이 개선돼 농업·농촌 지속가능성이 확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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