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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 온라인 농산물 판매조직 육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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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성우

농수축산신문 기고 | 2021년 12월 1일
김 성 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농산물 유통환경 변화에는 크게 3개의 키워드가 있다. 디지털, 코로나19, 한국판 뉴딜이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4차 산업혁명에 디지털이 세상 변화에 중심이고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며 그에 맞춰 정부에서는 디지털 뉴딜을 발표했다. 농산물 유통환경 변화는 디지털로 인한 비대면 거래의 증가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거래라고 할 수 있는 무점포 소매 판매액이 2019년에 79조5820억 원에서 지난해 99조1740억 원으로 25% 증가했고 올 2분기까지 지난해 동기 대비 16% 더 늘어나 올해 온라인 판매액은 1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축수산물의 온라인쇼핑몰 거래액도 지난해 6조21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거래인 농산물 온라인 B2C(Business to Customer) 거래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소비부문에서 온라인을 통한 농산물 구입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농업인들은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농산물을 온라인으로 거래하기 위해서는 신선도를 유지한 상태로 판매돼야 하는데 판매량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재고 처리가 부담이 되고 포장·물류에 대한 전문성과 마케팅 등 홍보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면 농산물 온라인 B2C 거래가 증가하면서 기존의 농산물 유통경로 중 농산물 판매조직(벤더)의 거래 비중은 크게 증가했다. 농산물 판매조직은 주로 농업법인과 지역농협 등이다. 이들은 원료를 주로 계약재배를 통해 조달하며 구색을 맞추기 위해 공영도매시장의 중도매인을 통해서도 농산물을 구매한다.


농산물 판매조직은 자체 가공·포장시설이 있으며, 소비자가 원하는 다품목 소량의 상품을 제공하고 개발하며, 온라인 플랫폼업체의 긴 정산시간도 버틸 능력이 있다.


농업인의 소득을 제고시킬 수 있는 건 결국 얼마나 잘 파느냐에 대한 능력이다. 지금까지 농산물의 판매를 늘리기 위한 정책사업으로 육성한 대표적인 판매조직은 시군유통회사와 통합마케팅조직이다.


2000년대 후반에 농산물 판매 전문 회사인 시군유통회사를 전국에 시군단위로 설립됐으나 경영자의 판매능력 부족, 전문성 결여 등으로 적자가 지속되면서 현재 2개밖에 남지 않았다. 통합마케팅조직은 지역농협을 중심으로 시군단위에 연합판매사업의 일환으로 설립했으나 일부를 제외하고 판매능력이 떨어지고 단순기표만 하는 조직들이 여전히 많다. 두 조직의 공통점은 판매능력과 전문성 등 아무런 기반 없이 설립됐다는 것이다.


온라인 농산물 판매조직 육성의 핵심은 판매 능력을 갖춘 조직을 더 많이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롭게 나타난 거대 B2C 온라인 플랫폼업체와의 거래교섭력을 높이고 농업인의 판로를 더욱 다양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농산물 판매조직은 전량 국내산 농산물을 이용하고 농가와의 직접 계약재배 비율이 80% 이상이며, 계약 단가를 투명하게 하고 상품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가공·포장화 시설이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하며 농업인에게 정산하는 기간이 짧아야 한다. 취급품목은 다양해야 하며 지역단위가 아닌 전국단위로 매달 원료를 꾸준히 공급할 수 있는 조직이어야 한다.


이러한 조직을 선정하고 온라인 농산물 판매조직을 육성해야 한다. 충남 금산군에 소재한 만인산농협의 경우 지역농협임에도 B2C 온라인 거래를 위해 다품목 소량으로 소포장 납품을 하고 있으며 연중 공급을 위해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단위로 원료를 조달 중이다. 


더불어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산물 온라인 B2B 거래소가 설립되면 농산물 판매조직은 농업인을 위한 더 특별한 조직이 될 수 있다. 농산물을 판매하는 능력에 규모화가 동반된다면 그 혜택은 농업인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온라인 거래는 지역의 경계, 품목의 경계, 사람·조직의 경계를 넘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디지털시대가 이미 시작됐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는 등 농산물 유통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따른 농산물 유통에서 부가가치가 조금이나마 농업인들에게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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