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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농산물 유통, 경쟁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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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김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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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민신문 기고 | 2021년 12월 1일
 김 성 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의 변혁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1985년 서울 가락시장 건립으로 수집과 분산을 나눠 경매를 실시한 것. 둘째, 1989년부터 시작된 국내 유통서비스 시장 개방으로 대형 유통업체가 출현한 것. 마지막으로 2013년 공영도매시장에 정가·수의 매매가 도입된 것이다.


가락시장 건립은 위탁상 폐해를 줄이고 거래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대형 유통업체 등장으로 유통채널간 경쟁이 시작됐고, 정가·수의 매매 확대로 유통주체간 경쟁도 시작됐다. 그러나 최근 대형 유통업체는 산지와의 계약재배 비율을 낮추는 대신 공영도매시장의 농산물 판매조직(벤더) 공급 비율을 늘리고 있다. 공영도매시장에서 정가·수의 매매는 주로 수입 농산물 거래를 정가·수의 매매 실적으로 잡거나 경매를 위해 출하한 물량을 정가·수의 매매 실적으로 잡는 경우도 빈번하다.


제도 도입에 따른 효과가 변질된 건 그만큼 유통 주체·채널간 경쟁이 줄었기 때문이다. 경쟁이 오히려 기준가격을 낮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기준가격인 가락시장의 가격은 이미 충분히 낮다.


산지농가들이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대형 유통업체로 납품하고, 남은 물량을 공영도매시장으로 출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형 유통업체는 공영도매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을 바탕으로 산지와 계약단가를 결정한다. 고품질을 대형 유통업체로 출하하는데, 계약단가는 공영도매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하기에 고품질 농산물값이 그렇지 않은 농산물값 수준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최근 농산물 유통환경은 디지털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부의 한국판 뉴딜정책 추진으로 급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농산물 온라인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디지털 뉴딜을 발표하면서 온라인 농산물 B2B(기업간 거래) 거래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영도매시장 중도매인의 온라인업체 거래 비중이 늘었으며, 중도매인의 72.8%는 향후 더 늘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온라인 B2B 거래소가 설립되면 중도매인의 38.6%가 참여하겠다고 응답해 디지털 시대 농산물 유통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시대에 경쟁은 필수다. 농산물 유통주체간 경쟁, 유통채널간 경쟁, 그리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쟁이다. 경쟁의 중심에는 농가소득 제고가 있어야 한다. 디지털 시대의 농산물 유통, 경쟁으로 대전환의 시발점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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